“한번승부 가혹” vs “사교육 더 확대”1993년 도입했다 난이도 논란으로 폐지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주요 업무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개편을 추진하면서 현재 1년에 한 차례 실시하는 수능을 두 차례로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교과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상반기에 ‘연 2회 수능’ 시나리오를 연구해 6월경 개편 윤곽을 밝힐 예정이다.
○ 한 번의 승부, 가혹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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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 수능 어떻게
하지만 수능 횟수를 2회로 되돌려야 한다는 의견은 끊이지 않았다. 상당수 교육학자들은 복수 응시가 가능한 미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SAT)을 예로 들며 “단 한 번의 시험으로 12년간의 학습 결과를 평가하는 것은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교육 당국이 유력하게 검토하는 수능 확대 방향은 △과목을 줄이고 △시험을 연 2회 이상으로 늘리며 △응시 기회를 고교 2학년부터 부여해 성적 인정 기간을 2년으로 늘리는 것이다. 연 2회의 시험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동일한 과목과 난이도의 시험을 2회 실시하는 방안 △난이도가 각기 다른 시험을 2번 실시하는 방안(쉬운 1차 시험을 공통적으로 실시하고, 상위권 대학 지원자를 위한 2차 시험을 추가하는 방안) △과목을 쪼개 시험 횟수를 늘리는 방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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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것은 1994학년도와 같이 ‘동일한 과목과 난이도의 시험’을 2회 실시하는 방안이지만 이 경우 두 시험 간의 난이도를 맞춰야 하는 숙제가 생긴다. 현행 표준점수 체제는 1994학년도의 원점수 체제보다는 난이도 격차를 보정할 수 있지만 유불리 현상은 여전하다.
수능 확대가 사교육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크다. 교육 당국은 수능이 ‘한 번에 다 걸기’ 식으로 변질돼 암기형 사교육이 성행한다고 보고, 수능을 늘리면 사교육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반대다. 입시 업체 관계자들은 “미국과 달리 교육열이 과열된 우리나라에서는 수능 횟수가 늘어나면 사교육 총량도 늘어나는 정비례 관계가 성립할 것”이라고 말한다.
교육 당국이 입학사정관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수능 횟수가 늘어나면 학습 부담만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입학사정관제를 위해 내신이나 비교과 대비 학습을 늘려야 하는데 수능까지 두 배로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