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맹목(Blindness)’이 13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보이는 데 말하지 않으면 그것은 보이는 것인가 보이지 않는 것인가’를 묻는 묵직한 정극이다. 지난해 4월 한국 초연 이후 두 번째 공연이다. 지난해 공연은 한태숙, 서재형 연출이 이은 극단 ‘물리’의 3세대 연출가 오김수희 씨(32)의 데뷔작이었다. 그가 이번 공연에도 연출을 맡았다. ‘맹목’은 초연 때 호평을 받으며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시우와 기로는 안 보이는 것과 못 보는 것, 안정과 변화, 이상과 현실 등 극단적인 두 세계를 각각 대변한다. 시각장애인 학교는 진실을 볼 수 없거나 보기를 거부하는 나약한 인간의 내면세계다. 그 속에서 웅크린 채 평화롭게 지내던 학생들은 시우가 던진 현실에 대한 자각과 의문으로 외면해오던 현재의 상황에 눈을 뜨게 된다. 오김수희 연출은 “모든 등장인물은 자신만의 맹목을 갖고 있다. 그것은 그 인간 자체이며 그를 설명하는 핵심이다. 그들은 맹목 때문에, 혹은 그 맹목을 버려서 끊임없이 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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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