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무기판매-달라이 라마 면담에 무역갈등까지
미국과 중국 관계가 새해 벽두부터 심상치 않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르면 올해 초 대만에 대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블랙호크 헬기와 대(對)미사일포 수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출 결정에는 디젤잠수함과 그 개발 능력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만이 오랫동안 구입을 희망해온 F-16 전투기는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무기 판매는 중국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양국 관계의 뜨거운 감자다. 중국으로서는 미수복 영토의 ‘괴뢰 도당’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것은 영토 주권의 침해에 가깝다며 강력 반발해 왔다.
미국은 또 오바마 대통령이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도 면담할 계획임을 밝혔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를 분리주의자로 보고 있으며 외국 정상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미국의 대만 무기수출과 달라이 라마 면담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 중국도 즉각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단 4월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핵정상회의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참석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한 양국 간 군사 분야의 전략대화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광고 로드중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미중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아프가니스탄 전쟁,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 세계경제 회복 등 주요 국제문제에서 중국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미국으로서는 중국이 완전히 등을 돌리는 상황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 존스홉킨스대 데이비드 램턴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보다 미국이 중국의 도움을 더 갈망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