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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책방 구석구석 ‘먼지 낀 보석’을 찾아…

입력 | 2010-01-02 03:00:00


◇책탐/김경집 지음/384쪽·1만5000원·나무수

넘쳐도 나무라지 않는 욕심 ‘책탐’
새해 맞아 읽을만한 52권 소개

 

지나쳐도 괜찮은 탐욕이 있으니 그중 하나가 책탐(冊貪)이다. 새해를 맞으면 ‘일주일에 몇 권’ 하며 책읽기를 결심하는 이가 많지만 정작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책탐을 채워 줄 좋은 책이 없을까.

이 책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가톨릭대 인간학교육원 교수인 저자는 서문에서 “책을 탐하는 즐거움을 여러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책을 썼다”며 “자신의 역할은 서가 구석의 보석 같은 책들을 찾아서 알리는 북멘터”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눈여겨볼 책 52권을 소개한다.

저자는 같은 듯 다른, 다른 듯 같은 두 책을 하나의 주제로 묶어 소개한다. ‘기꺼이 길을 잃어라’(로버트 커슨·열음사)와 ‘잠수복과 나비’(장 도미니크 보비·동문선)는 장애와 싸우는 불굴의 의지에 관한 책들이다. 앞의 책은 시각장애인으로 살다가 목숨을 걸고 개안수술을 결심한 연극배우 겸 발명가의 이야기이고, 뒤의 책은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져 전신이 마비된 언론인이 왼쪽 눈꺼풀만 15개월 동안 20만 번 움직여 대필 작가를 통해 책을 썼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이 책들을 통해 “언제나 길은 있다”고 말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민음사)과 ‘광인’(하진·시공사)은 정치적 이유로 조국을 떠나야 했던 작가들의 소설이다. 저자는 공산주의를 피해 체코에서 프랑스로 망명한 쿤데라의 소설에 대해 “외부 사건(역사)과 개인의 내면 심리를 절묘하게 연결하는 묘미가 있다”고 말한다. 톈안먼 사태로 미국에 망명한 중국 작가 하진의 소설은 “비극적 역사 속에 고뇌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위트로 풀어낸 모던 클래식”이라고 평가한다.

‘섬’(장 그르니에·민음사)과 ‘섬’(르클레지오·책세상)은 이름은 같지만 내용은 다르다. 저자는 “그르니에의 에세이는 문학적 아름다움과 철학적 사유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버무려졌다”고 평가한 반면 르클레지오의 소설에는 “망망대해 화산섬에 표류한 이들의 모험을 통해 인간의 정체성을 치열하게 묻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머리 속의 악마’(베르나르 앙리 레비·프로메테우스)와 ‘차가운 벽’(트루먼 카포티·시공사)에는 ‘영혼의 푸른 멍, 그리고 쌀쌀맞은 달콤함’이란 주제어를 붙였다. 두 소설은 1960년대 68혁명으로 뜨거웠던 유럽과 미국 사회를 묘사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는 1960년대 세계사에 대해 거의 모르고 지낸다”며 “이 책을 통해 문학이 68혁명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책탐’저자의 추천도서 목록과 서평▼


희망을 노래하다

 

기꺼이 길을 잃어라(로버트 커슨·열음사)=목숨 걸고 개안수술한 시각장애인의 용기.

잠수복과 나비(장 도미니크 보비·동문선)=영혼이 파괴된 사람이 진짜 장애인.

나무의 철학(로베르 뒤마·동문선)=신화, 정치, 예술의 관점에서 나무를 풀어내.

나무를 심은 사람(장 지오노·두레)=평화로운 마을 풍경에 담긴 인간의 숭고한 정신.

나무가 말하였네(고규홍·마음산책)=한 그루 나무와 시 한 편, 최고의 정찬.

사막의 꽃(와리스 디리, 캐틀린 밀러·섬앤섬)=아프리카의 가난한 소녀 “삶은 축복.”

솔로이스트(스티브 로페즈·랜덤하우스)=사랑과 우정과 희망의 소나타.

엘렌 그리모의 특별수업(엘렌 그리모·현실문화)=당신도 다른 사람이 돼보는 건 어떤지.

개가 되고 싶지 않은 개(팔리 모왓·북하우스)=영혼을 정화시키는 동물과의 교감.

친구(쟈핑와·이레)=실제 이야기의 샘물 같은 진정성.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511(라로슈푸코·나무생각)=저자의 잠언이 정수리를 갈겨.

희망의 인문학(얼 쇼리스·이매진)=자존감을 잃으면 인생은 가난해진다.


정의를 구하다

조선의 발칙한 지식인을 만나다(정구선·애플북스)=임금에게 따지는 발칙함이 그립다.

조선 아고라(이한·청아출판사)=논쟁과 대립의 변증법이 조선을 키워.

닥터 노먼 베쑨(테드 알렌, 시드니 고든·실천문학사)=인간의 존엄성엔 좌·우가 없다.

체 게바라 평전(장 코르미에·실천문학사)=혁명 정신은 삶에 대한 엄숙한 성찰.

모두에게 공정한 무역(조지프 스티글리츠·지식의 숲)=착한 세계화의 가능성 모색.

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카를 알브레히트 이멜·현실문화)=개도국의 참혹한 일상.

유럽중심주의 세계사를 넘어 세계사들로(한국서양사학회·푸른역사)=잠든 역사를 깨우다.

잠들지 못하는 역사, 조선왕릉 1, 2(이우상·다할미디어)=몰랐던 조선왕릉의 가치.

히말라야를 넘는 아이들(마리아 블루멘크론·지식의 숲)=자유는 선물이 아니라 전리품.

하늘을 흔드는 사람(레비야 카디르, 알렉산드라 카벨리우스·열음사)=중국의 제국주의 고발.

우린 식구다(조호진·갈무리)=뚝배기 대접의 막걸리, 투박한 진실의 감동.

그 저녁은 두 번 오지 않는다(이면우·북갤럽)=노동자의 시는 삶의 참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민음사)=역사와 인간 내면 잘 버무려.

광인(하진·시공사)=비극적 역사를 유머로 풀어.


우리의 정체성을 찾다

스콧 니어링 자서전(스콧 니어링·실천문학사)=경제학의 사명은 인간 구원.

아듀(엠마뉘엘 수녀·오래된 미래)=종교를 초월한 사랑의 실천.

월든(헨리 데이빗 소로우·이레)=글과 삶이 일치된 21세기의 경전.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박석우·창비)=다산 정신의 진수가 담겨.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조너선 사프란 포어·민음사)=아버지의 부재를 극복하다.

호밀밭의 파수꾼(제롬 데이비드 샐린저·민음사)=먼저 자신과 소통하라.

머리 속의 악마(베르나르 앙리 레비·프로메테우스)=시대와 운명에 표류한 인간의 삶.

차가운 벽(트루먼 카포티·시공사)=68혁명 시대에 대한 냉소적 풍자.

동양철학 에세이(김교빈, 이현구·동녘)=동양철학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털다.

논어금독(리쩌허우·북로드)=하루에 논어 한 편, 눈이 밝아진다.

섬(장 그르니에·민음사)=문학과 철학을 알맞게 버무려.

섬(르클레지오·책세상)=실존에 대한 치열한 성찰.


창의력을 떠올리다

생각의 지도(리처드 니스벳·김영사)=동서양 사고방식의 차이를 구체적 논증.

생각의 탄생(로버트 루트번스타인·에코의서재)=가르치기보다 스스로 깨닫게 하라.

천년의 그림 여행(스테파노 추피·예경)=그림의 의미와 역사 상세한 해설.

천년의 음악 여행(존 스탠리·예경)=클래식 음악의 레퍼토리를 확장시켜.

일상, 그 매혹적인 예술(에릭 부스·에코의 서재)=우리의 삶이 가장 위대한 예술품.

창의성에 관한 11가지 생각(황준욱, 유승호, 김윤태·고려대 출판부)=창의성 회복을 위한 길라잡이.

감응의 건축(정기용·현실문화)=건축에 삶과 문화를 불어넣다.

공간의 상형문자(김석철·생각의 나무)=한국의 미를 현대 건축에 접목하다.

과학혁명의 구조(토머스 쿤·까치)=과학이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인터넷은 휴머니즘이다(데이비드 와인버거·명진출판)=새로운 공간이 차별과 소외를 해소.

신화의 시대(이청준·물레)=경쾌하고 깊이 있는 세계성의 통찰.

열린 사회와 그 적들(김소진·문학동네)=아름다운 우리말이 포르르 살아 있어.

신화와 인생(조지프 캠벨·갈라파고스)=신화학 대부의 대표작.

이미지와 상징(미르치아 엘리아데·까치)=신화는 살아갈 이유를 주는 성스러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