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명예회장 감원 시사… 채권단 “금호산업-타이어 경영 그룹에 맡길것”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삼구 명예회장(사진)은 2개 주력 계열사에 대한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겸허한 자세로 위기를 극복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지난해 12월 31일 금호그룹에 따르면 박 명예회장은 30일 금호산업, 금호타이어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주요 내용으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한 직후 소집한 임원회의에서 “내부적으로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외부적으로는 획기적인 수익을 창출해 그룹 경영 정상화를 앞당기자”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찬법 그룹 회장도 같은 자리에서 “지금 해야 할 일은 상황을 직시하고 굳게 단결하는 것”이라며 “임직원 여러분은 절대로 동요하지 말고 평소처럼 각자 자리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해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조조정과 함께 인원 감축도 뒤따를 것으로 보여 당분간 임직원들의 동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금호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전 직원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임원 수백 명이 옷 벗는다”는 등의 뜬소문을 주고받으며 불안해하는 모습이었다. 생산직 노조에서는 “일을 나눠서 하고 연봉이 줄더라도 인원 감축은 안 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왔다.
박 회장은 “워크아웃 기업에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각 그룹사가 조직 축소, 비용 절감,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해 인원 감축이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한편 워크아웃이 진행되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경영에 대해 채권단은 ‘그룹에 맡기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그룹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받아들이는 대신 워크아웃 기업의 영업 등 실질적인 운영은 그룹이 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며 “채권단에서 이를 받아들여 워크아웃에 들어가더라도 실질적인 기업 운영은 금호그룹에 맡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