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쥔 주먹처럼 의지 견고하게 할 것
유병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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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아주 커다란 손도 있다 한 번 휘두르면 길이 나고 바다에 띄우면 그대로 배가 되는 손, 그 계곡에서는 물줄기가 흐르는데, 역사라고 불린다는데
이 조그만 손으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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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에 오르자, 폭포가 꽝꽝 얼어붙어 있다 길게 펼쳤던 손가락을 오므려 주먹을 쥔 폭포, 울퉁불퉁 힘줄이 솟은 물의 팔뚝, 안쪽으로 흐르는 뜨거운 혈관
즐거운 한때를 어루만졌던 손을 씻고 주먹을 쥔다 더 이상 운명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의지를 움켜쥐었을 때의 주먹은 견고하다 이제 일격으로 몽상의 호숫가에서 물 마시는 저 물소들을 때려눕힐 시간이다
꽉 쥔 주먹을 가끔 펼친다면 가족과 친구들의 손을 잡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동안 부족한 제자를 격려해주신 여러 선생님과 결점 많은 작품을 위해 기꺼이 통곡의 벽이 되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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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충북 옥천 출생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