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작업에 정통한 채권단의 고위 관계자는 29일 “금호 측이 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인 자베즈파트너스 및 TR아메리카컨소시엄의 자금동원력과 경영능력에 미흡한 면이 많다고 판단해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이제 시장에서 입찰을 통해 대우건설을 팔 수 있는 가능성은 없어진 셈”이라고 밝혔다.
금호그룹이 지난달 23일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지 1개월여 만에 대우건설 매각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현재의 매각예정가격이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에 부족한 데다 우선협상대상자들이 경영능력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호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 당시 18.6%의 지분을 주당 2만6000원에 사들여 1대 주주가 됐기 때문에 이번 매각이 낮은 가격대에 성사될 경우 자본잠식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30일 오후 긴급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금호 측은 “베트남 금호아시아나플라자에 대한 지급보증 문제를 다루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금융계에선 대우건설 매각 실패에 따른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