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출산 지원 노력에도 스트레스 탓 임신 쉽지않아 서울동물원 수컷 ‘두만이’에 ‘짝짓기’ 특명 VIP 대접
호랑이해(2010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백호의 해)를 앞두고 28일 새롭게 단장해 운영에 들어간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백호 사파리’에서 호랑이들이 포효하고 있다. 백호 사파리에는 행운의 상징인 백호 10마리와 벵골호랑이 10마리, 한국호랑이 2마리 등 호랑이 22마리가 모여 산다. 용인=김재명 기자
○ 새끼 호랑이 태어날까
28일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국내에 살고 있는 한국 호랑이(시베리아 호랑이)는 총 51마리. 이 중 서울동물원에 24마리, 에버랜드에 8마리, 청주동물원에 5마리가 각각 살고 있다. 새끼들은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미들은 대부분 북한이나 러시아 등지에서 들여왔다. 동물원들은 호랑이해를 앞두고 아기 호랑이 탄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랑이들은 1, 2월에 집중 교미해 2, 3마리를 낳는다. 하지만 매일 관람객 앞에 나서는 스트레스 탓에 임신도 쉽지 않고 유산도 잦다.
▶본보 7월 22일자 A14면 참조.
백두산 호랑이 두만이는 애정불감증?
국립수목원에서 데려온 두만이는 몸집도 큰 데다 성격이 까칠해서 번번이 교미에 실패했다. 동물원은 두만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관람객 앞에 내보내지 않고 밥도 다른 호랑이보다 3kg 더 많은 7kg씩 먹인다. 동물원에서 두만이에게 공을 들이는 이유는 현재 두만이 외에 다른 모든 호랑이에게 ‘짝짓기 금지령’이 내려졌기 때문. 서울동물원 관계자는 “근친교배를 하면 개체수를 쉽게 늘릴 수 있지만 계속 대를 이어가긴 어려워 외부에서 온 수컷만 합방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동물원(청주랜드관리사업소)에도 한국 호랑이 5마리가 살고 있다. 부부인 방남이(10세·수컷)와 청호(8세·암컷)는 2006년 이호(암컷)에 이어 2007년 호붐(수컷), 호순(암컷) 남매를 낳았다. 하지만 아직 어린 새끼들과 한 방을 쓰다 보니 임신이 예전만큼 쉽지 않다.
○ 사파리도 정권교체 중?
하지만 아직 방심은 금물. 2위 그룹 내 ‘칸’(3세)이 호시탐탐 권력을 노리고 있기 때문. 수컷이다 보니 다른 암컷들보다 몸집이 큰 칸은 힘을 과시하려 공격성을 나타낸다. 정상조 사육사는 “지금은 홍비가 대권을 쥐고 있지만 결국에는 몸이 크고 힘이 센 수컷이 암컷들의 세력을 다시 누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