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변호사시험 대비 사시합격자와 내달 모의시험”학생들 “성적 과대평가돼 실제 시험수준 높아질 우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기말고사 기간이던 이달 초 전국 25개 로스쿨에 법무부 공문이 전달됐다. 변호사시험 유형 및 출제 전형을 확정하기 위한 모의시험을 내년 1월 치른다는 내용이었다. 입학한 지 2학기밖에 안된 데다 사법연수원생과 2009년도 사법시험 합격자도 함께 시험을 치른다는 소식에 학생들이 동요하고 있다.
연세대 로스쿨에 재학 중인 김모 씨(26·여)는 “변호사시험 전에 어떤 유형인지를 알 수 있는 모의시험을 치르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사시 합격자와 같이 시험을 보는 게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법무부가 로스쿨 1기 재학생들이 졸업하는 2012년부터 시행되는 변호사시험의 출제 유형 및 난이도 등을 검토하기 위해 내년 1월 모의시험을 치르기로 하자 로스쿨 재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모의시험 응시대상자는 로스쿨 재학생 200명, 사법연수원생 30명, 올해 사법시험 합격자 30명 등 260명가량으로 재학생 비율에 맞게 로스쿨별로 학생을 추천받을 계획이다. 법무부 법조인력과 김민철 법무관은 “출제유형 등을 위한 순수한 평가”라며 “학생들이 문제유형을 파악하고 시험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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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가장 반발하는 이유는 1월 모의평가에 사법연수원생과 사시 합격자가 참여해 같이 응시할 경우 그 결과가 불리할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이란 분석이다. 조대진 협의회 대표(30)는 “학교별로 대표를 뽑아 시험을 치를 경우 로스쿨의 명예 때문에 사시 준비생 출신을 내보낼 가능성이 높아 재학생들의 법학지식 수준이 과대평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실제 변호사시험 수준이 높아져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대표자협의회는 로스쿨 학생들의 이런 우려를 연판장으로 작성해 법무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각 로스쿨도 내심 이 시험에 신경이 쓰이는 눈치다. 장재옥 중앙대 로스쿨 원장은 “유형 개발을 위한 시험이라지만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며 “시험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