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영어능력평가’ 개발 어디까지 진행됐나
수능 외국어영역 대체 여부
2012년 결정땐 2015년 시행
수준따라 3단계 난도 조절
토익-토플 대체가 장기목표
해외서 공인여부가 관건
계획대로 진행되면 국가영어능력평가는 2015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 외국어 영역을 대신하게 된다.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부터 외국어 영역 대신 이 시험 성적을 대입에 활용하게 되는 것. 국가영어능력평가는 컴퓨터로 시험을 본다. 또 읽기와 듣기는 물론이고 쓰기와 말하기도 평가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어학 계열 진학하려면 2급, 나머지는 3급
국가영어능력평가는 1∼3급 세 단계로 나뉜다. 당초 초등학생용까지 5단계로 만들려고 했지만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단계를 줄이고 고등학생 중심으로 시험을 개발하고 있다. 고교생이 보는 2, 3급은 고교 영어 과정에 따라 출제하는 것이 원칙이다. 3급은 고등학교 1학년, 2급은 고등학교 2학년 이상 수준이다. 평가원은 대다수 학생은 3급을 보도록 하고 심화과정을 원하는 학생만 2급을 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시험 개발 책임자인 평가원 이병천 박사는 “대학에 갈 때 영어 관련 전공에서 요구하는 능력은 2급, 나머지는 3급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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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모두 평가
국가영어능력평가는 토플처럼 ‘인터넷 기반 시험(iBT)’으로 본다. 시험시간은 2시간 45분이고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등 모든 영역이 평가 대상이다. 시험 문항은 2급 79문항(읽기 35, 듣기 38, 말하기 4, 쓰기 2), 3급 81문항(읽기 35, 듣기 38, 말하기 4, 쓰기 4)이다.
읽기와 듣기는 객관식이고, 말하기와 쓰기는 주관식이다. 말하기와 쓰기 시험은 토익 브리지 시험처럼 문제를 보고 수험생이 이야기를 시작하면 평가원 중앙 컴퓨터로 전송해 저장한 뒤 평가하는 방식이다. 말하기, 쓰기 시험은 두 명이 점수를 평가한다. 두 채점자가 준 점수가 오차 범위를 벗어나면 원어민이 다시 채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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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일선 교사들에게 문제를 공모해 문제은행 형태도 병행할 예정이다. 평가원 이 박사는 “우리 현실에서 문제은행 방식은 여러 문제점을 낳을 우려가 있다”며 “현재 문제 공모 및 보안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관건은 ‘동등화(同等化)’
지금까지 대입에서 학생들은 자기 영어 실력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수능 외국어 영역 시험 성적을 썼다. 수능은 기본적으로 1년에 딱 한 번 모든 수험생이 똑같은 문제로 시험을 본다. 하지만 국가영어능력시험은 여러 차례로 나눠 서로 다른 문제로 시험을 본다.
이 때문에 시험 난이도에 따라 불평을 호소하는 수험생이 나올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시험을 보는 토익, 토플도 이런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올여름 토익 토플 출제기관인 ETS 미국 본사에서 열린 ‘초청학자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희경 고려대 교수(영문학)는 “ETS는 통계적 검증을 통해 특정 지역이나 계층에 불리한 문제를 내지 않도록 해 같은 실력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같은 성적이 나오도록 신경 쓰고 있다”며 “우리도 지역이나 계층에 따른 차이도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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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급은 에이켄(英檢)을 넘어야
대학생 2, 3학년 수준인 1급 시험 개발 및 운영은 외부 기관에서 맡는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평가원은 지난달 1급 시험을 개발 운영할 사업자로 대한상공회의소(주관기관)를 포함해 고려대 서울대 숙명여대 한국외국어대가 참여한 컨소시엄을 선정해 발표했다.
서울대는 TEPS, 숙명여대는 MATE, 한국외국어대는 FLEX라는 영어 시험을 운영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내년 2월까지 1급 평가 문항을 개발해 한 달 뒤 1차 예비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그동안 민간에서 축적된 영어 시험 연구 경험을 한 곳으로 결집해 시너지 효과를 내자는 것”이라며 “말하기, 쓰기를 직접 완벽하게 평가하는 곳은 없다. 이를 개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일본은 문부과학성 실용영어능력 검증시험 에이켄(英檢)을 1963년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계속 ‘국내용’에 머물다가 최근에야 이 시험 결과를 유럽이나 미국 몇몇 대학에서 인정하기 시작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