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이나 매장에서 파는 음료도 모두 종이컵에 담겨 나왔다. 회의장 곳곳에는 쓰고 버린 빈 종이컵이 쌓인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정수기 옆에 놓인 컵들도 플라스틱 소재의 일회용이다. 이번에 대표단으로 참석한 한 환경부 공무원은 “지난해 10월 경남 창원에서 열렸던 제10차 람사르 총회 때는 주최 측에서 개인 컵을 참석자들에게 나눠줬다”며 “이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 주최 측은 행사용 컵으로 ‘녹말 컵’을 쓰겠다고 했지만 식당에서 나오는 포크, 나이프 외에 녹말로 된 것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화장실도 마찬가지였다. 수건이나 건조기 대신 휴지로 만든 핸드타월이 있었다. 휴지통엔 젖은 부분이 얼마 안 되는 핸드타월이 수북했다. 이번 회의가 열리는 2주 동안 회의장에서 나오는 온실 가스는 4만여 t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이는 2006년 기준으로 스위스에서 배출하는 총량보다 많은 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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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에서는 환경을 구하기 위한 온갖 담론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아무리 큰 담론도 작은 행동이 앞서지 않으면 성공시킬 수 없지 않을까. 코펜하겐에서
이원주 사회부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