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외국인 선수의 유효기간은 2년이라는 얘기가 있다. 3년 이상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면 고인 물이 썩듯 이런저런 문제를 드러내다 뒤끝이 안 좋은 경우가 많았다.
1997년 프로 출범 후 지난 시즌까지 3시즌 연속 한 팀에서 뛴 외국인선수는 7명이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개 첫 시즌에 눈부신 활약으로 효자 노릇을 해 재계약에 성공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 팀의 견제로 위력은 떨어지는 대신 뒷돈 등 무리한 요구로 갈등을 일으키다 결별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단테 존스는 SBS 시절인 2004∼2005시즌 15연승을 주도하며 승승장구했다. ‘단테 신드롬’을 일으키며 평균 30점 가까이 넣던 그는 3년차 때인 2006∼2007시즌 평균 24점으로 떨어졌고 지나친 개인플레이와 다혈질로 원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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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힌 삼성은 6위에 머물며 고전하고 있다. 지난 2시즌 연속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끈 특급 용병 테렌스 레더가 3시즌째 들어 부진한 탓이다. 지난 시즌 평균 27.5득점, 11.3리바운드이던 그의 기록은 17.8득점, 7리바운드로 떨어졌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승부욕이 강한 레더가 예전보다 줄어든 자신의 역할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레더의 ‘유효 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을까. 상위권 도약을 꿈꾸는 삼성의 지상 과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