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의 난민들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2월 15일 동아 뉴스 스테이션입니다.
정치 혹은 종교적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외국으로 탈출하는 사람들을 난민이라고 하죠. 한국정부는 지난 1994년 국제난민협약에 가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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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네팔 국적의 헴 나라얀 씨.
왕실 경호대에 몸담았던 그는 2005년 쿠데타 후, 조국을 떠나 한국에 난민신청을 했습니다.
출입국 관리소 1차 심사를 기다린 시간만 3년.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얼마 전 2차 이의신청도 거부당해 한국을 떠나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인터뷰) 헴 나라얀 / 네팔 국적
"(한국 법무부에서) 네팔은 매우 평화로운 나라니까 돌아가라고 한다. 하지만 그건 진짜 평화가 아니다. 여전히 많은 인권침해가 존재한다. 왕이 없는 상황에서 내가 네팔에 돌아가면 그들이 나를 죽일 것이다."
토 고에서 온 Y씨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정치적 박해로 아버지와 형을 잃었던 그는 3년 전 가족과 함께 한국정부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현재 행정재판을 준비 중입니다. 지난 3년 동안 기본적인 의료 혜택을 받을 수도, 직업을 구할 수도 없었습니다.
"(한국은) 모든 게 비싸서 병원 가기가 어렵다. 병원에 가면 최소한 5만 원 이상을 써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은 쉽지 않다."
(CG1) 국내 난민신청자는 매년 증가해 현재 2400명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까지 난민 자격을 얻은 사람은 총 145명. 전체 신청자의 5% 정도만 난민으로 인정받는 실정입니다.
(CG2) 선진국들은 한해에만 많게는 수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입니다. 현재 독일에는 58만 명이 넘는 난민이 있고, 미국에는 28만, 일본에도 2000명 이상의 난민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인 사무국장 / 난민인권센터
"OECD 선진국 경우 1000명 당 2명 꼴로 집계되고 있지만, 한국은 100만 명 당 2명 꼴로... 기존의 불법체류자나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부정적 시각에서 접근하다보니까 난민에 대해서도 안 좋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난민 지위 인정 절차도 문젭니다. 영어 외에 다른 언어에 대한 전문적인 통역이 제공되지 않습니다. 2차 이의신청 단계에서 서류 검토만 이뤄질 뿐 별도의 인터뷰가 없습니다.
(인터뷰) 황필규 변호사 / 법무법인 공감
"인식의 문제가 심각한 거 같습니다. 신청서를 내러 갈 때 직원분이 대뜸 당신이 생각해봐 당신이 난민인가. 굉장히 자기보다 열등한, 제도를 악용하는 귀찮고 꼴불견인 존재로 심사하는 주체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죠."
한국의 인구 대비 난민 수는 OECD 회원국 중 꼴찌. 선진국은 경제만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동아일보 구가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