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강봉규 20-20 가입 등 최고의 한해…10년 백업신세 탈출…내년엔 주장까지
강봉규.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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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봉규(31·사진)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126) 출장해 3할 타율(0.310)을 기록했고 20홈런-20도루 클럽에도 가입했다. 3일에는 2009 프로야구 페어플레이상을 수상했다. 내년 박진만의 뒤를 이어 팀을 통솔할 주장으로 내정된 상태.
프로 데뷔 10년 만에 꽃을 활짝 피웠지만 그는 오히려 “너무 많은 걸 받아서 내가 이 위치에 있어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조심스러워했다.
강봉규는 10년간 백업 신세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그도 “올해가 선수생활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새로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가지고 있던 모든 걸 버리고 부단히 노력한 결과 선동열 감독이 인정하는 선수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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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으로 뽑힌 것에 대해서는 “팀을 이끌어야 하고 구단과도 잘 소통해야 하고 선수협 문제도 있고 굉장히 힘든 직책 아닌가. 어떻게 헤쳐 나갈지 고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강봉규는 이 모든 게 즐겁다. 목표를 잡는 것조차 사치였던 때와 달리 이제는 당당하게 목표를 밝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1군에서 뛰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드디어 제 목표에 숫자가 나오네요(웃음). 홈런타자는 아니지만 올해 20-20 클럽에 가입했으니 내년에는 30-30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싶어요. 타점이 낮아서 80∼90타점은 올리고 싶고요.” 제2의 야구인생을 개척한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