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로 달러를 차입해서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다. 차입 통화가 엔화이면 엔 캐리 트레이드, 유로화라면 유로 캐리 트레이드라고 한다. 원래는 일본의 초저금리를 이용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역사가 더 길지만 이번 금융위기 과정에서 미국이 금리를 급격히 낮춰 새로운 캐리 트레이드 통화가 등장한 것이다.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어떻게 진행되고 수익률은 어떻게 결정될까. 만약 한 투자자가 금리 2%로 달러를 빌려 중국 자산에 투자해 1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면 원금과 이자를 갚아도 8% 정도의 차익을 챙기게 된다. 그러나 캐리 트레이드의 수익률은 이렇게 간단하게 결정되지 않는다. 바로 환차손 발생 가능성 때문이다. 캐리 트레이드 투자가 끝난 후 달러를 사서 갚아야 하는데 달러 가치가 빌렸을 당시보다 급등했다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달러 가치가 차입 당시에 비해 8% 이상 상승했다면 투자자산에서 벌었던 수익을 다 날려버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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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트레이드는 차입 투자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국제 금융시장에서 레버리지의 확대를 의미한다. 2004∼2006년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과정에서 엔화 차입을 통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주식 및 상품, 채권시장으로 많이 유입됐다. 올해는 이머징 주식 및 채권시장, 그리고 상품시장 등으로 대규모 달러 자금이 유입되며 자산가격이 빠르게 회복되었다.
하지만 달러 캐리 트레이드는 긍정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청산에 따른 역기능도 크다. 과도한 상품가격 상승은 실물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고 외환시장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만약 미국 달러 가치가 예상과 달리 상승하면 기존의 차입 투자를 한시라도 빨리 청산하는 것이 유리해진다. 이 과정에서 달러 상승과 자산가격 하락 폭은 확대된다.
즉 캐리 트레이드 형성과 청산 과정에서 자산가격의 변동성 확대는 피할 수 없는 결과다. 2010년에 주요국의 정책기조가 변한다면 환율 및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 주요 위험자산들도 올해와 달리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고유선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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