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사진으로 모습 드러낸지 100년… 현안 뭔가전문가 대체로 신중 입장일부선 “당장 뜯어내야”효율적 관람통제 방안 찾고통풍 막는 목조 전각 대책도
사진을 통해 석굴암을 재발견한 지 100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불교중앙박물관에서는 석굴암 관련 사진 260여 점을 선보이는 ‘석굴암 백년의 빛’전이 1일 개막했다. 전시는 2010년 1월 말까지 열린다. 이를 계기로 석굴암을 둘러싼 현안을 살펴봤다.
○ 전시회에 선보이는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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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일본의 미술사학자 세키노 다다시(關野貞)가 1909년 12월에 찍은 사진들도 돋보인다. 세키노는 석굴암에 대해 “그 구조의 진기함과 조각의 정미함이 신라시대 최고”라고 극찬했다. 이들 사진은 성낙주 석굴암미학연구소장이 일본에서 입수해 국내에 들여왔다. 이 밖에 1961∼63년에 진행된 문화재관리국의 보수공사 사진에서는 돔 형태의 시멘트 구조물을 볼 수 있다. 일제가 바른 시멘트 때문에 습도와 온도 유지가 힘들어져 기존 시멘트 구조물에 약간의 간격을 두고 돔을 덧씌운 것이다.
○ 시멘트 제거-관람객 통제 어떻게 해야 하나
1913년 일제는 본존불을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이유로 주실(主室)과 전실의 지붕과 벽의 화강암 외부에 시멘트를 발랐다. 이 때문에 주실과 전실에 습기가 차고 시멘트를 거쳐 나온 이온을 함유한 물이 화강암을 침식시키는 문제를 일으켰다. 일제의 시멘트를 즉각 해체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신중한 입장이다. 김봉건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시멘트 해체는 기술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강제적인 습도, 온도 조절을 유지하면 석굴암 보존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성낙주 소장은 “주실 화강암과 시멘트가 완전히 붙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현 기술로 가능하다면 당장 뜯어내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강근 경주대 문화재학과 교수는 “해체를 논의할 공식 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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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대 한국미술사연구소장은 모조 석굴암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그는 “대중의 관람욕구도 만족시키고 석굴암 보존에도 도움이 되는 모조 석굴암을 다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1961년 석굴암 전실 앞에 설치한 목조 전각(殿閣)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김리나 홍익대 명예교수는 “전각도 석굴암의 통풍을 가로막는 요소”라며 “스님들이 예불을 드릴 수 있고 동시에 전실도 보호할 수 있는 대체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