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발원지는 교과부가 아닌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였다. 그런데도 불똥은 자연스레 교과부로 튀었다. ‘언제부터 5세가 학교에 가느냐’는 질문부터 ‘참여정부의 취업률 정책을 재탕한다’는 비판까지 모두 교과부로 쏟아졌다. 하지만 담당자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면 또 ‘반개혁 부처’로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도 일종의 학습효과다.
취학 연령 단축은 교육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하고, 만약 단축이 결정된다면 학제와 교육과정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방대한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미래위는 이를 돌발적으로 발표해 혼란을 부추겼다. 교과부는 미래위의 발표 하루 전에야 해당 내용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몇 시간 전에 관계 부처 회의가 열렸지만 교과부 관계자들은 부처 방침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 미래위 관계자와 이주호 교과부 제1차관이 회의에서 공방을 벌였다는 얘기까지 흘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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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위원장은 26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교수 출신이어서 관료 조직과는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좀 더 과감한 개혁을 하는 데 유리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절차를 무시하고 속도만 내는 것이 과연 개혁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
교과부가 2년 전에도 취학 연령 단축을 검토했다가 접은 것은 개혁이 싫어서가 아니다. 설익은 어젠다를 던져 놓고 공무원을 반개혁 세력으로 몰아붙이는 게 미래위의 역할일 순 없다. 개혁을 빌미로 교육 주체들에 혼란을 주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미래위의 돌발 발표 때마다 ‘돈은 덜 들고 생색은 더 내는 교육 이슈를 정치적으로 써먹는다’는 비판이 정권을 향한다는 것도.
김희균 교육복지부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