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나 결승골…성남, 전남 꺾고 PO행
관중석에서 무전기로 작전을 지휘하고 있는 성남의 신태용 감독(오른쪽). 성남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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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신태용 감독, 관중석서 원격작전…V낚았다
불리한 여건이 반드시 나쁜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주전들이 대거 결장했거나, 쉬는 시간이 상대보다 적었다면 분명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이 패배로 이어지란 법은 없다. 오히려 심리적 단합과 조직력의 상승으로 이어져 좋은 결실을 맺곤 한다.
성남 일화가 그랬다. 신태용 감독이 벤치에 앉지 못하고, 주전 중앙 수비수 사샤와 조병국이 퇴장으로 결장한 것은 엄청난 전력 누수다. 게다가 상대보다 하루를 덜 쉰 탓에 체력적으로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성남은 이런 불리한 여건을 탄탄한 조직력과 정신력으로 극복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 장 남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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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팀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전술을 들고 나왔다. 중앙 미드필드에 3명을 두고 최전방에 스리톱을 세운 4-3-3 시스템으로 맞섰다. 다만 운용에서는 조금 차이점을 드러냈다. 성남은 조동건과 몰리나가 측면을 오르내리며 공격의 활로를 찾았고, 전남은 고차원을 활용한 중앙 돌파에 무게를 뒀다.
득점보다는 실점을 막아야 승리를 챙길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지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으로 전반 중반까지 이렇다할 골 상황이 나오지 않았다. 첫 골의 환호성이 터진 시간은 전반 23분. 성남 김성환이 오른쪽 미드필드에서 크로스한 볼은 문전 한가운데로 향했고, 비교적 작은 체구(173cm)의 몰리나는 상대 수비진을 헤집고 고공 점프로 헤딩을 따내며 슛했다. 볼은 전남 골키퍼 염동균의 손을 스치면서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분위기는 성남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전남은 후반 들어 김승현과 송정현 등을 투입하며 반격을 노렸다. 하지만 이미 탄탄한 수비진을 구축한 것은 물론 흐름을 탄 성남의 페이스를 꺾지는 못했다. 다만 전남은 후반 41분 슈바의 패스를 받은 백승민이 문전 한가운데에서 얻은 골키퍼와 단독 찬스를 놓쳤고, 경기 종료 직전 정윤성의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아쉬움을 곱씹어야 했다.
성남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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