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카틴가 리더보스 외 지음·김희봉 옮김/304쪽·2만 원·성균관대출판부
시간은 무엇인가. 물리학자, 역사학자, 유전학자, 철학자, 심리학자 등 각 분야의 학자 10명이 시간과 물리학, 시간여행, 시간의 유전학, 시간과 종교 등 시간에 관한 8가지 질문을 던지고 답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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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이처럼 하나로 정의할 수 없다. 서양에서는 직선적 역사관이 일반적이다. 인도의 시간관은 순환적이지만 직선적 시간관도 내포하고 있다. 거대한 순환 안에는 작은 순환들이 있는데 이 순환은 시작과 끝이 맞물리는 원이 아니라 나선, 파동, 구부러진 선으로 표현된다. 순환 안에서도 직선적 시간관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시간은 흐를 뿐 되돌릴 수는 없다’는 것은 시간에 관한 명제 중 하나다. 미래로의 여행은 인간의 신진대사를 늦춤으로써 가능하지만 과거로의 여행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어떤 사람이 과거를 여행할 때는 필연적으로 여행을 떠나는 미래의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다. 특정 시공간에 ‘존재’한다는 말은 그 시공간의 다른 존재와 상호 작용해 흔적을 남긴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렇듯 시간 안에 단단히 얽매여 있다. 특히 ‘24시간’이라는 시간주기는 인간을 지배한다. 야근이 건강을 해친다든가 시차병이 존재한다는 점은 이 주기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박테리아, 식물, 동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초파리의 사랑 노래는 60초 주기이며, 성충이 될 때는 하루 중 새벽녘에만 고치를 찢고 나온다.
시간의 통제를 벗어나기 위해 인간은 이야기를 찾는다. 이야기꾼이나 작가는 어제의 일을 붙잡아 오늘에 되살리는 일을 한다. 이야기 속에서라면 독자는 마음껏 과거와 현재, 미래를 오갈 수 있다. 단, 이야기꾼은 듣는 사람의 현재를 지배하지만 작가는 미래의 독자에게 호소해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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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보다 더 당혹스러운 것은 없다. 그보다 더 당혹스러운 것은 내가 그것에 대해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영국의 수필가 찰스 램)
각 문화권에서는 시간을 가리키는 단어도 다르고 시제를 표현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만큼 시간에 대한 인간의 생각은 서로 다르다. 책에 담긴 8가지 주제를 통해 시간의 다양한 면모를 돌아볼 수 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