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 촬영결과 ‘숨은 동자승’ 발견
“절에서 서원으로 옮기면서 덧칠”
경남 시도유형문화재 187호 ‘고운 선생 영정’(부산박물관 소장·위쪽 그림)에 숨겨진 흥미로운 사실이 11일 밝혀졌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 특별전에서 이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국립진주박물관은 X선 투과 및 적외선 촬영조사를 실시한 결과. 화면 아래쪽에서 ‘1793년 하동 쌍계사에서 그렸다’는 기록을 확인했다. 전해오는 최치원 초상 가운데 제작시기가 가장 이른 것이다.
장성욱 학예연구사는 “1825년 이 초상을 쌍계사 밖의 사당과 서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동자승 흔적을 없애고 그 자리에 문방구류를 덧칠해 유학자 풍으로 바꾸려 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조선시대의 숭유억불 풍조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