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한민족학교 학생들이 서울 관악구 서울대 경영대에서 캠퍼스 투어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미옥 기자
한민족학교 15명, 경영대 방문
결연-과외봉사 멘터링 추진
“지금 여러분은 환경이 달라서 상당히 고생이 많을 겁니다. 근데 이걸 이겨내야죠. 여러분 이겨낼 자신이 있죠? 세계적 인물이 될 자신이 있죠?”
10일 오후 4시 반 서울대 경영대 강의실. 이 대학 초빙교수인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68)이 이렇게 말하자 강의실에 앉아 있던 아이들이 “네!” 하고 힘차게 대답했다. 손 회장은 “매머드가 뭔지 알죠? 왜 지금 없냐면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여러분은 항상 현재보다 높은 곳을 희망하고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본보 6월 15일자 A14면 참조
[窓]“탈북청소년들 고생, 남 일 같지 않아요”
이들의 서울대 방문에는 후원자들의 역할이 컸다. “서울대에 가보고 싶다”는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이 학교를 돕고 있는 온라인교육업체 ㈜와이즈캠프닷컴 이대성 대표(45)가 서울대 경영대 동기생인 송재용 경영대 부학장에게 이들의 방문을 제안해 성사됐다. 이 대표는 또 SK그룹 비서실 근무 시절 알던 손 회장에게 행사 참석을 부탁했다. 손 회장은 이날 금일봉을 전달하고 10여 분 동안 짧은 강연을 했다.
이날 탈북 청소년들은 오후 3시부터 3시간가량 서울대 캠퍼스 투어와 경영대 학생 및 외국인 학생과의 만남 등에 참여했다. 경영대 학생들은 학교 안내와 외국인 학생과의 통역을 맡았다. 한민족학교 최옥 교장(42)은 “탈북 청소년들이 자유와 생명을 찾아 천국인 줄 알고 한국에 왔는데 교육 여건이 너무 힘들다”며 “그렇지만 학생 몇몇은 영어 수준도 높고 공부를 잘해 특목고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대 안태식 학장은 “경영대 학생들과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결연을 추진하고, 서울대 과외봉사 멘터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후원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