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전 세계 동시 개봉
○ 복수심(Revenge)
기자회견에서 비는 라이조와의 공통점을 묻는 질문에 “내성적인 라이조와, 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하는 나는 비슷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라이조에게 복수심이 있었던 것처럼, 나에게도 이 영화를 포기할 수 없었던 강력한 동기가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스크랩해 두었던 안티 팬의 글을 보며 되뇌었죠. ‘기다려라. 꼭 보여줄 것’이라고.”(뭘 보여줄 것인지 궁금증이 남았다. 그는 나중에 ‘언젠가 박스오피스 1위가 꿈’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 춤추는 액션(Action)
이 영화에선 총보다 칼이, 칼보다 맨몸이 더 빠르게 움직인다. 총을 든 자는 칼을 든 자에게 사지가 사정없이 잘려 나가고, 어둠 속에서 몸이 휙 사라지는 기술 앞에선 칼도 무용지물이다. 비가 택한 ‘비밀병기’도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몸이다. 체인 표창 단날검 양날검 수리검 등 다양한 무기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액션연기가 흠 잡을 데 없다. 팔다리를 흔들며 쏟아지는 표창을 춤추듯이 받아내는 장면은 오래 연마해 온 댄싱 기술을 응용한 듯하다. 그는 8개월 동안 각종 무술을 익힌 뒤 스턴트 없이 촬영했다고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는 밝혔다.
○ 담금질(Intensive training)
어릴 적 발바닥에 채찍을 맞으며 아동학대에 가까운 훈련을 견딘 라이조에게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영화 초반, 호텔 방안에서 검정 팬티만 입은 채 물구나무서기를 한 라이조의 탄탄한 몸은 비가 얼마나 혹독한 훈련을 거쳤는지 짐작게 한다. 그는 “워쇼스키가 나에게 주문한 것은 단 하나였다”고 말했다. ‘팝스타 비는 잊어라, 인간 정지훈은 잊어라, 이제부터 너는 격투기 선수이자 킬러다’라는 주문이었다는 것. 체지방을 0%에 가깝게 만들었더니 체형까지 변했다고 그는 밝혔다. 혹독한 담금질의 부작용도 엿보인다. 복수를 성공하고 불길 속으로 사라지는 그의 걸음걸이는 유독 경직된 어깨 때문에 뻣뻣해 보였다.
○ 무표정(No facial expression)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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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자료 제공 올댓시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