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동족과 싸움 두려워해”… 동료와 불화설도
○ 정신과 군의관이 총기난사
미군 당국은 범인이 기지 병원 정신과 군의관인 니달 말리크 하산 육군 소령(39)이라고 밝혔다. 하산 소령은 이날 오후 1시 30분경 반자동소총과 자동소총 1정씩을 들고 해외 파병을 앞둔 군인들이 신체검사를 받던 행정사무소로 들어가 총기를 난사했다. 하산 소령은 총을 쏘기 전 “알라후 아크바르”(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는 뜻)라고 외쳤다고 포트후드 사령관인 로버트 콘 중장이 이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CNN은 “군용이 아닌 민간용 총기를 사용한 점으로 볼 때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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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병 불안감’ vs ‘동료들과의 불화’
범행 동기와 관련해 CNN은 익명을 요구한 한 편의점 주인의 말을 인용해 “하산 소령이 일주일 전에는 동료 무슬림과 싸워야 하는 이라크로 파병되는 것을 두려워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해외에서 돌아와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는 병사들을 치료하면서 전쟁의 참상에 회의를 느꼈고, 정작 자신이 파병을 앞두게 되자 괴로워한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하산 소령의 사촌인 네이더 하산은 “미국 출생임에도 아랍계라는 이유로 부대 동료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며 “변호사를 고용해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했고 곧 전역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 당국은 하산 소령이 6개월 전에 이미 인터넷에 자살폭탄 공격을 찬양하는 글을 올려 사법당국의 주시를 받아 왔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군인을 전장에서 잃는 것도 괴로운데 미국 내 기지에서 총격을 당했다는 것은 더 소름끼치는 일”이라며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일각에서는 병력 증파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