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판결… 위작논란 일단락
박 화백의 ‘빨래터’ 진품 논란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4∼1956년 한국에서 상사주재원으로 근무하던 존 릭스 씨는 지인의 소개로 박 화백을 만나 그림 재료를 사주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박 화백은 감사의 표시로 자신의 그림 5점을 주었다. 릭스 씨는 이 중 한 작품이 빨래터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5년경 릭스 씨의 아내가 중병을 얻으며 가세가 기울자 릭스 씨의 딸은 경매 카탈로그에서 박 화백의 그림이 비싸게 팔린다는 것을 알고 ‘빨래터’를 경매에 내놓게 됐다. 이 그림은 미국 경매업체인 소더비를 거쳐 2007년 5월 서울옥션에서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45억2000만 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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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진위에 대해서는 “과학감정 결과 진품이라는 점에 대한 적극적인 증거는 부족하다”고 전제하면서도 “릭스 씨가 박 화백과 친분을 유지하면서 크리스마스카드를 주고받으며 ‘그림을 잘 보고 있다’는 문구를 적었던 점 등에 비춰 볼 때 릭스 씨가 박 화백에게서 이 작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림이 진짜인지 100% 확신할 수 없지만 박 화백이 준 것은 맞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서울옥션 측은 “빨래터가 진품이란 사실을 확인한 판결로 받아들인다”며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