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에서부터 중앙아시아 동유럽 그리고 극동 러시아까지 연결되는 ‘거대한 초승달’ 지역의 학자, 공무원, 비정부기구(NGO) 지도자를 초청하여 대한민국의 문화 언어 기술 시스템 정책콘텐츠를 교육시키면 그들은 돌아가서 한국 문화, 기술, 정책시스템의 전파자가 되고, 그들이 정책결정자가 되거나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위치에 서게 됐을 때 국제무대에서 항상 한국 편에 서는 친한파가 될 것이다.
이제까지 우리의 세계화 전략은 ‘밖으로 나가는 세계화(outbound globalization)’였다. 학생 교수 공무원 회사원을 선진국에 보내서 해당 분야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무엇인지를 배우고, 선진국이 개발한 정책시스템과 기술을 교육하고 학습한 뒤 그들로 하여금 코리안 스탠더드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한다는 내용이 우리의 세계화 전략의 핵심이었다. ‘밖으로 나가는 세계화’는 우리가 선진국 ‘따라잡기(catch-up)’ 근대화 단계에 머물렀을 때는 적절한 세계화 전략이었다. 대한민국이 정보기술(IT)의 세계표준 설정에 동참하고, 한류(韓流)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문화의 수신국에서 문화의 발신국이 됐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차기 주최국으로서 글로벌 어젠다 설정을 주도하는 현재의 대한민국 위상에 맞는 세계화 전략으로는 미흡하다. 21세기 대한민국은 ‘밖으로 나가는 세계화’와 더불어 ‘안으로 불러들이는 세계화(inbound globalization)’를 병행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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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를 추진하는 데 한국과 같은 강중국(强中國)이 의존해야 하는 자원은 점성권력(粘性權力·sticky power)이다. ‘초승달 지역 국가’에 경제 원조를 제공하고 인프라를 깔아줌은 물론 한국 문화의 매력과 한국 기술 및 소프트웨어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한국의 행정 교육 교통 주택정책 시스템이 그들 나라에 가장 잘 맞는 표준이 될 수 있음을 그들 나라의 엘리트 노동자 학생에게 교육 학습 전파하여 그들 나라의 엘리트와 대중이 모두 한국과 더는 떨어져 살기 싫다고 찰싹 달라붙게 하는 ‘끈끈이 권력’이 점성권력이다.
우리의 점성권력은 ‘가장 한국적인 것’을 세계보편적인 수준으로 올려놓을 수 있을 때 커진다. 한국 드라마가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가 됐을 때, 한국 기업의 경영모델이 전 세계적인 기업 경영모델이 됐을 때, 한국이 세계적 기업의 IT 상품 시험시장이 됐을 때, 그리고 한국의 노동공동체와 농촌공동체 모델이 개도국형 시민사회운동의 모델이 됐을 때 전 세계의 기업 NGO 공무원 학자가 한국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고, 그들은 영원히 변심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팬이 될 것이다.
임혁백 고려대 정책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