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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당한 유아의 부모를 두 번 죽이는 일’

입력 | 2009-10-30 13:09:00


자신이 근무하는 어린이집 유아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영국의 보모가 감형을 조건으로 피해 어린이들의 이름을 경찰에 제공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29일 보도했다.

영국 플리모스 '리틀 테드' 어린이집 교사인 바네사 조지 씨(39)는 약 30명의 유아들을 성추행하고 이 유아들의 사진을 휴대전화로 찍어 동료 아동 성 도착증 환자들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음달 법정에 서게 되는 조지 씨는 감형을 기대하며 피해 어린이 가운데 3살 미만의 어린이 10명의 이름을 최근 경찰에 제공했다. 경찰은 이 명단을 조지 씨가 컴퓨터에 저장해놓은 피해 어린이들의 사진 및 조지 씨의 진술과 대조한 뒤 수일 내에 피해 어린이의 부모들에게 통보할 계획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어린이집의 부모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선 피해 어린이 이름을 알아낸다는 조건으로 가해자에 감형이라는 혜택을 주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다.

또 일부 학부모들은 내 아이가 성추행을 당했는지 여부를 아는 것이 모르는 것보다 더욱 고통스럽다며 경찰의 이번 처사에 분노하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경찰에 "내 아이가 피해자인지 여부를 알고 싶지 않다. 통보하지 말라"는 의사를 전달한 상태이다.

세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자기 아이가 피해를 당했는지 여부를 아는 것은 모르는 것과 똑같이 끔찍한 일이다. 일부 학부모들은 명단을 알고 싶다고 하고 일부는 모르는 편이 낫다고 한다. 나도 어느 쪽이 좋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들은 "아이를 성추행한 보모의 말을 어떻게 믿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판사는 "내가 부모라면 우리 아이가 성추행을 당했는지 여부를 알고 싶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피해 여부를 알아야 아이의 정신적인 상처를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피해 어린이집 학부모들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캐시 핸콕 씨는 "학부모들의 견해가 아직 엇갈려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이 일을 아예 잊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조지 씨는 현재 남편과 10대인 두 딸에게 버림받은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