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2승의 의미당권 굳히진 못했지만 선거과정 리더십 발휘조기전대 가능성 적어 “국민, 채찍-격려 함께줘”○정세균 ‘중부권 3승’ 의미민주당내 리더십 강화, 대선주자 경쟁서도 유리“국정 운영기조 바꿔야” 세종시 적극 공세 펼듯
망연자실한나라당 정몽준 대표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재·보궐선거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한나라당이 2 대 3으로 패배하자 정 대표의 얼굴에는 실망감이 역력해 보였다. 김경제 기자
○ 정몽준, ‘절반의 성공’ 거둬
서울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정몽준 대표는 초반부터 표정이 굳어 있었다. 그는 당력을 집중했던 경기 수원 장안과 충북 증평-괴산-진천-음성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하루 잠자는 시간을 4시간 정도로 줄이고 선거운동에 총력을 기울였다. 현재는 지난달 8일 대표직을 승계한 ‘반쪽 대표’라는 평을 듣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하면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밤 선거 결과가 분명해지자 기자실을 방문해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격려와 채찍을 동시에 줬다”며 “겸허하게 국민의 뜻을 하늘처럼 받들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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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 대표는 선거운동 과정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줘 당직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한 친이(친이명박)계 재선 의원은 “선거 패배가 정 대표의 책임은 아니지 않으냐”며 “정 대표는 판세를 뒤집을 정도의 힘은 발휘하지 못했지만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당장 조기 전당대회 논란은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세력의 목소리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로서는 내년 7월 전당대회까지 리더십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이다.
○ 정세균, 중부권 승리로 활짝 웃어
함박웃음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8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서 환한 표정으로 개표상황을 지켜보며 당직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기대 밖의 결과를 확인한 정 대표의 얼굴에서 여유가 느껴진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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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에게 수도권 2곳과 충북 등 중부권 3곳은 반드시 이겨야 할 곳이었다. 충북은 세종시 원안 수정 논란을 포함한 향후 정국 운영의 주도권이 걸려 있고, 수도권에서 수원 장안에서만 이길 경우엔 손학규 전 대표의 입지만 강화될 소지가 있었다.
따라서 중부권 3곳에서의 승리는 정 대표의 당내 리더십 강화와 대선 발판 마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4·29 인천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이어 수도권에서의 연승은 차기 대선주자 경쟁에서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7월 미디어법 처리에 반발해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뒤 ‘원외 아닌 원외’ 생활을 해 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 결과는 정 대표에게 국회에 복귀할 명분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28일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1명의 당선자도 못낸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당사 선거상황실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개표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김동주 기자
○ 이회창, “이번 선거는 정국과 무관”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번 재·보선에서 충북에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폈지만 결국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대전과 충남에 세력이 국한돼 있는 선진당을 충청권 전체를 대표하는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이번 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러나 충북 증평-괴산-진천-음성 보궐선거에 출마한 선진당 정원헌 후보는 고작 4.4%를 얻는 데 그쳤다. 충남권 정당의 한계를 여전히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세종시 수정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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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