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로드중
그들은 한국 테니스의 황금시대를 이끈 삼두마차였다. 삼성증권에서 한솥밥을 먹던 주원홍 감독(53)과 이형택(33) 조윤정(30).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외에서 활약하던 이들은 세월의 흐름 속에 차례로 은퇴의 길에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주 감독과 조윤정이 코트를 떠난 데 이어 이형택은 26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개막한 삼성증권배 국제챌린저대회가 끝나는 내달 1일 은퇴식을 치른다.
각자의 길을 걷던 이들이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대회 환영만찬에서 모처럼 재회했다. 이형택과 조윤정을 발굴했던 주 감독은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부회장으로 제2의 인생을 걷고 있다. 최근 2012년 세계 휠체어테니스대회의 한국 유치전에 뛰어든 주 감독은 “형택이 윤정이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그들의 뒤를 이을 후배들을 배출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이형택은 강원 춘천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테니스 아카데미를 열어 후배 양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아카데미 원장’이라는 명함을 갖고 다니는 그는 한국인 최고 세계랭킹(36위)과 최초의 프로투어 우승 등 화려한 경력을 뒤로한 채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2의 이형택’을 키우는 게 목표다.
조윤정은 “형택이 오빠와 지도 시스템, 훈련 방법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이형택도 “우리를 능가하는 후배들을 만들어 보자고 윤정이와 약속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증권배 2연패를 노리던 이형택은 27일 조숭재(명지대)와의 1회전에서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기권해 아쉬움을 남겼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