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올겨울 매사냥 준비에 여념이 없다. 무형문화재가 된 지 10년째이지만 아직까지 매사냥 이수자를 한 명도 못 냈다. 아들은 매에 빠져 가정을 소홀히 하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 시대에 매사냥이라니….’ 야생 짐승이 살기 힘든 세상인데 사냥을 하는 것은 다른 생물에 대해 이해하지 않겠다는 이기적인 태도라는 생각도 한다.
어느 날 아들에게 군 입대 영장이 나왔다. 입대까지는 단 3개월. 영장은 아버지를 향해 닫혀 있던 그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였다. 그는 아버지에게 “매사냥 전수를 받아보겠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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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는 26일 오후 9시 50분 매사냥 부자(父子)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참매와 함께한 100일간의 기록―참매와 나’를 방송한다. 매사냥은 현재 50여 개국에서 3만 명 정도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송에 나오는 대전의 박용순 응사와 전북 진안군의 박찬유 응사 두 명이 전통 매사냥의 명맥을 잇고 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