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60대 이상 고령 환자의 발병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고령화가 진행되는 속도보다 훨씬 빠른 증가속도다. 대한대장항문학회가 서울아산병원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서울·경기지역 6개 병원에서 1999∼2008년에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 3만1924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40대 이하의 젊은 대장암 환자가 전체 연령대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08년 16.7%로 10년 전 22.1%보다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의 대장암 환자 비율은 48.4%에서 60.0%까지 크게 증가해 대장암의 고령화 추세를 확연히 보여줬다.
한국은 노인인구의 비율이 14%를 차지하며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급속도로 진행되는 나라다. 고령사회에 접어드는 2020년경에는 ‘노인 대장암 대란’이 밀려올 수 있다고 학회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한 영국은 60세 이상이 대장암 전체 환자의 82.7%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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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암 조기검진 사업에서 대장암 검진은 대변 잠혈 검사를 시행한 뒤 이상이 나오면 대장내시경 검사나 대장조영술을 받도록 하는 식이다. 이는 대장암의 조기발견에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정확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어서 처음부터 정확도가 높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포함시키는 등 더 강력한 조기검진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조기검진에 처음부터 대장내시경을 추천하는 이유는 암으로 발전하기 전 대장 용종(폴립)이라는 양성 종양의 단계를 거치는 독특한 특징이 있어서다. 보통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데는 5∼10년이 걸리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로 용종을 미리 발견하고 적기에 제거한다면 대장암으로 발전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 이상소견이 있을 경우 검사와 동시에 바로 조직검사나 절제술을 현장에서 시행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는 10월 19일을 ‘대장앎의 날’로 정하고 10월 한 달 동안 무료 강좌 및 상담 등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대장암에 대해 잘 알자는 의미에서 ‘암’이라는 단어를 ‘앎’으로 바꿨다. 대장내시경을 국가 암 조기검진에 포함시키고, 캠페인으로 의료계와 일반 국민이 정보를 공유하고, 가족의 식단을 건강하게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있다면 서구화의 역습인 대장암 대란을 충분히 막아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김남규 연세대 의대 교수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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