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세종시 약속 지켜야” 원안 고수

“원안에 플러스알파 해야지 백지화는 안될 말”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3일 세종시 문제에 대해 “정부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세종시 추진 계획) 원안에다 플러스알파를 해야지 백지화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발언은 세종시 원안을 전면 수정하려는 여권 일각의 방침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어서 세종시 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전 대표는 또 “정치는 신뢰인데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한나라당의 존립과도 관계가 있다”며 “선거 때마다 앞 다퉈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는데 안 지킨다면 앞으로 국민이 한나라당을 믿어 주겠느냐. 한나라당은 국민에게 무슨 약속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그런(행정 비효율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는) 걸 모르고 추진한다고 했던 게 아니지 않느냐”며 “수없이 토의를 거쳐 여야가 합의한 거다”라고 강조했다. 2005년 3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처리 당시 일부 행정부처를 이전하면 문제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여야가 합의를 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을 수행하고 있는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박 전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는 언급할 게 없다”고 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