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웨이/오리 브래프먼, 롬 브래프먼 지음·강유리 옮김/232쪽·1만2800원·리더스북손실기피-집착 결합하면 치명적 오판 가능성 커져잘못된 선택 탈출하려면 자기생각-마음 관찰해야
스웨이(sway)는 의견이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뜻한다. 인간은 이성과 논리를 지향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인식과 판단의 오류에 빠지곤 한다. 저자들은 평가를 확정짓지 않고 잠정적인 상태로 유지하면서 상충하는 정보까지 자유롭게 받아들이는 ‘명제적 사고’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사진 제공 리더스북
KLM 항공사에서 안전에 관한 한 최고 전문가였던 반 잔텐 기장은 라스팔마스 공항의 운항이 재개되면 재빠르게 이륙하기 위해 승객을 태우고 비행기 연료도 보충한 채 인근 테네리프 섬 공항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륙이 지연되자 눈덩이처럼 커질 손실에만 신경이 쏠렸다.
그는 결국 활주로 진입 허가만 받고 이륙 허가가 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행기를 몰았다. 이륙 직전 그의 눈앞에는 팬암 여객기가 보였고, 기수를 급히 올렸지만 비행기 동체 뒷부분이 팬암기와 충돌하면서 조종사와 승무원, 승객 584명 전원이 사망했다. 역사상 가장 끔찍한 비행기 사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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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경영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저자들은 누구나 이런 비이성적인 행동에 이끌릴 수 있다고 말한다. 손실을 이득보다 더 민감하게 여겨 손실을 기피하려는 성향 때문이다. 손실에 따른 위험이 크면 클수록 손실 기피 성향도 더 커지기 때문에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손실기피와 집착을 견고하게 하는 또 다른 심리적 저류로 가치귀착이 있다. 사람이나 물건에 처음 지각된 가치를 바탕으로 한 특성만을 부여하려는 경향이다. 과학계는 이 때문에 무명의 외젠 뒤부아가 호모 에렉투스를 발견했을 때는 인정하지 않다가 유명 영국 고고학자였던 찰스 도슨이 가짜 유골을 내놓았을 때는 원시인류 화석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진단편향(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최초의 평가와 상충되는 모든 증거를 인식하지 못하는 성향)도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심리적 저류다. 의사들이 환자인 아이의 엄마가 아이의 증상을 병적으로 과장해서 설명하는 부류의 사람이라고 판단함으로써 그냥 돌려보냈다가 결국 아이를 죽게 만드는 사고는 이 때문에 발생했다.
저자들은 호감을 가지고 접근한 상대는 거기에 맞춰 호감적인 태도를 보이는 재미있는 전화데이트 실험 사례, 사람들에게는 공정성을 기대하는 심리적 저류가 있음을 보여주는 100달러를 나눠 가지는 공정한 방법에 대한 실험 등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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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에필로그에서 각각의 심리적 저류에서 탈출하는 나름대로의 방법을 설명한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판단의 오류에 빠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항상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관찰하는 자세’라고 강조한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