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편차 상위 20개高중 12곳 차지■ 5년간 학교별 표준편차 분석표준편차 클수록 ‘양극화’과학고 언어-외국어 편차 커
서울 강남 서초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상하위 학생 간 점수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최근 5년간 응시자 30명 이상으로 3개 영역(언어 수리 외국어) 합산 점수가 300점 이상인 1968개교의 수능점수 표준편차를 분석한 결과 강남 3구 학교들의 상하위 학생 간 점수차가 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었다. 표준편차는 학생 개개인의 점수가 평균점수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나타내는 수치로 숫자가 클수록 평균에서 위아래로 멀리 떨어진 점수가 많다는 의미다.
○ 서울 강남, 상하위 격차 가장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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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수능 수리영역에서 점수차가 큰 상위 20위에 든 서울지역 학교를 기초자치단체별로 보면 서초구 3곳, 강남구 7곳, 송파구 2곳 등 강남 3구에 집중됐다. 또 전국적으로 수리영역 상하위 학생 간 점수차가 가장 큰 학교도 서울 서초구의 동덕여고였고 강남구의 숙명여고와 현대고가 2, 3위에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강남 고교들이 최상위권 학생 못지않게 최하위권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강남의 한 고교 교감은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중하위권 학생 학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실제 상하위 학생 간 점수차가 큰 상위 20개교에 든 강남지역 학교들의 경우 수능 3개 영역에서 모두 1등급을 받은 최상위권 학생 비율에서는 전국 상위 100개교에 포함됐다.
○ 언어 외국어는 외고, 수리는 과학고
과학고는 수리영역에서 점수차가 작은 반면 언어와 외국어영역에서는 점수차가 눈에 띄게 컸다. 2009학년도의 경우 언어영역에서 상하위 학생 간 점수차가 큰 상위 4개 학교가 모두 과학고였다. 경기과학고 이동학 국어교사는 “과학고는 수학, 과학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일반고보다 수업이 적고, 수능 위주 수업을 하지 않아 문제 푸는 감이 필요한 언어나 외국어영역은 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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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고, 전주 상산고 등 자립형 사립고와 공주 한일고, 광명 진성고, 안산 동산고 등도 평균 점수는 높고 상하위 학생 간 점수차는 작은 ‘상향 평준화’된 학교였다.
○ 여학교는 수리, 남학교는 언어 편차 커
2009학년도 언어영역에서 상하위 학생 간 점수차가 큰 20개교 가운데 12곳이 남고였고 2007학년도에는 8곳이 남고였다. 나머지는 남녀공학 학교로 여고는 한 곳도 없었다.
하지만 수리영역은 정반대였다. 2009학년도 수리영역에서 점수차가 큰 20개교 가운데 11곳이 여고였고 2007학년도에는 12곳이 여고였다. 나머지는 남녀공학 학교로 남고는 한 곳도 없었다. 여고에서는 수리영역 1등급도 많이 배출하지만 하위권 학생이 많다는 의미다. 서울 창덕여고 최승호 수학교사는 “여학교는 수리영역을 반영하지 않는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이 많아 수학 기피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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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