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공공기관 직원 주고객, 작년부터 적자… 폐지 고민서울 종로지역 수신 1위, 최근 이모티콘 전보도 등장
○ 전보 하루 8000건, 수신 1위는 종로
국내 전보 서비스는 올해로 124년째. 문자메시지나 메신저 같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널리 쓰이고 있지만 아날로그 통신수단의 대표인 전보는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KT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보 이용 건수는 213만5417건으로 하루 평균 7908건이었다. 2006년 401만 건, 2007년 370만 건, 2008년 297만 건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
○ 이모티콘 전보까지… 전보의 진화
디지털 시대에 전보의 생존력은 어디서 나올까. KT 종로 북부지사 심원구 지사장은 “문자메시지나 메신저 같은 의사소통 수단에 서툴거나 예의를 차리고 싶은, 혹은 ‘문서’로 남기길 원하는 사람들이 전보의 주요 고객층”이라고 말했다.
이용하는 전보는 1000원짜리 일반전보(내용만 봉투에 넣어 보내는 형태)가 24%이고, 41가지 디자인의 카드전보가 전체의 76%에 이른다. KT는 디자인업체 10곳과 협약을 맺고 3개월마다 새로운 디자인을 내놓고 있다. 신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전보도 등장했다. 감정 표현이 가능한 ‘이모티콘 전보’,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사연을 써서 한 명에게 보내는 ‘종이비행기 전보’ 등이 대표적이다. 전보가 특별한 날을 위한 ‘이벤트 미디어’로 발전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사업성이 떨어져 KT 내부에서 폐지론도 나오고 있다. 전보사업은 지난해부터 적자로 돌아섰다. 전보를 취급하는 전화국도 올해 초 133개에서 108개로 줄었다. KT 관계자는 “전보 관련 부서에선 어떻게든 살려보기 위해 안내 책자를 들고 관공서나 기관을 찾아가 영업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