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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동차 빅3’ 국가로

입력 | 2009-10-21 03:00:00


美-日이어 연간 생산량 1000만대 돌파
매달 30~80%씩 급성장… ‘경쟁력 취약’ 대부분 내수

20일 오전 10시 45분. 중국 자동차산업의 요람인 지린(吉林) 성 창춘(長春)의 이치(一汽)자동차공장에서 올해의 1000만 번째 차량인 트럭이 탄생했다. 트럭에는 ‘10000000’이라는 번호판이 달렸다. 1953년 창춘의 디이치처(第一汽車) 공장에서 ‘제팡(解放)’이란 자동차를 생산한 이래 중국 최초이자 세계 3번째로 연간 생산량 1000만 대를 돌파한 역사적 순간이었다.

중국 공업신식화부 먀오쉬(苗우) 부부장은 “연간 자동차 생산 1000만 대 돌파로 중국은 세계의 자동차 생산대국이 됐다”며 “나아가 세계 자동차 강국을 향한 진군을 시작했다”라고 축하했다.

○ 연간 61대에서 1000만 대로

이날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자동차공업협회를 인용해 20일 기점으로 자동차 생산 1000만 대 클럽에 가입했다고 전했다. 세계에서 연간 1000만 대의 자동차 생산기록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 일본뿐이다.

중국의 연간 자동차생산량은 1955년 61대에 불과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독려 아래 생산량은 매년 급증했으나 1978년 개혁개방을 시작할 무렵까지도 100만 대를 넘지 못했다. 이후 30여 년 만에 10배로 초고속 성장을 했다.

당초 지난해 말 1000만 대 돌파가 예상됐다. 하지만 세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생산이 급감하면서 1년이 미뤄졌다. 세계적인 자동차산업 위축에도 중국은 올해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 3월부터 시행 중인 자동차 구매세 인하, 보조금 등 ‘자동차하향(汽車下鄕)’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 자동차 생산판매량은 3월 이후 9월까지 7개월 연속으로 100만 대를 돌파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산업은 최대 호황을 기록 중이다. 이미 올 초 이미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생산판매국이 됐다. 미국은 생산판매량이 급감하고 중국은 매월 전년 대비 30∼80% 급성장한 결과다. 또 중국 경제회복에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중국 통계에 따르면 2002년 자동차산업의 국내총생산 비중은 2%에 조금 못 미쳤다. 2008년에는 4배 이상인 8%를 초과했다.

○ 빛 좋은 개살구?

그러나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이란 영예는 허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의 대당 평균 판매가격은 중국산의 2.5배 이상이다. 또 미국은 세계 9억2000만 대의 차량 가운데 2억3500만 대를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 보급률은 78.7%에 이른다. 하지만 중국의 차량 보유대수는 6000여만 대에 불과하고 보급률 또한 5%에 그치고 있다. 양국은 이처럼 매우 현격한 차이가 있다.

중국 자동차산업은 수출물량도 거의 없다. 독일과 일본은 매년 생산량의 40% 이상을 수출하지만 중국은 지난해 5%에 그쳤다. 중국은 수출물량에서도 세계 5위권 밖이다.

지속성장 여부 역시 불투명하다. 올해 판매량의 70%가 배기량 1600cc 이하의 소형차량이었다. 자동차 하향 정책의 효과다. 이 정책은 올해 말까지만 시행된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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