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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세이]기상장비 국산화는 녹색성장 동력

입력 | 2009-09-30 02:57:00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 기상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온난화 때문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기후변화를 체계적으로 감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지상관측 외에도 기상위성 등을 통한 우주관측과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원격탐측, 해양관측 등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도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국가전략에 환경기술 및 산업 정책을 반영해 기후변화 대응과 기상산업 육성, 환경보건 평가 및 모니터링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를 감시할 관측 장비는 대부분 외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외화 유출은 물론이고 기술 종속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외국 장비를 들여와 사용하면 기술이전이 어려워 유지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고 폭넓은 활용도 쉽지 않다.

전자산업과 정보처리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수준은 매우 높다. 그러나 관련 기술이 기상장비 개발에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기초적인 단계의 일부 관측 장비만 국산화가 이뤄졌고, 9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특히 첨단 장비의 품질검증 기술이 확보되지 않아 기상청에서 사용하는 장비의 품질검증을 외국 기관에 요청할 정도다.

이를 극복하려면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기술적, 제도적 지원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기상청은 올해 기상산업진흥법을 제정해 기상산업을 육성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 예산에 이와 관련된 연구개발비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미국, 핀란드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첨단 기상장비 개발을 지원한다. 일본, 프랑스도 공공기관을 통해 자국의 기상장비산업을 육성한다. 한국도 이제 기상장비 국산화 전략을 수립해 실천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으로 기상장비 개발을 지원하고 관련 기술표준을 개발 제정하는 등 유기적인 산-학-연-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문제는 한국만의 이슈가 아니다. 앞으로 기상장비 수요는 전 세계에 걸쳐 증대할 것이다. 특히 기후변화 감시기술의 국산화 없이는 녹색성장도 불가능할 것이다. 기상관측 장비 국산화에 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육성한다면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녹색성장 동력산업의 하나가 될 것이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