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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노-민공노, 민노총 가입 전에도 쇠고기시위 - FTA반대 ‘정치투쟁’

입력 | 2009-09-24 02:56:00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7층에 위치한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교육과학기술부지부 사무실 입구에는 통합 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 투표와 관련된 포스터가 붙어 있다. 김재명 기자


○ 정부 “불법 엄정대처”
사전투표-상품권 살포 등 투-개표 위법여부 조사
○ 해직 공무원 ‘불씨’
정부 “조합서 탈퇴시켜라” 노조는 “현행대로 가겠다”

2004년 11월 15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노동3권 전면 보장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 파업은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3일 만에 끝났지만 후유증이 적지 않았다. 당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파면·해임 대상자가 2400여 명에 이르렀다. 전공노는 이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총파업 일정에 맞춰 재파업에 돌입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일부 전공노 조합원들은 정부의 엄중 대처에 불만을 품고 그해 12월 초 당시 이해찬 국무총리의 국회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점거농성을 벌였다. 당시 점거농성자 중 1명은 현재 해직자 신분으로 전공노 수석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 정부와 대립각 세울 가능성 높아

정부는 23일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노동부 장관 명의로 통합공무원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에 대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 통합공무원노조의 향후 투쟁 방식을 자신들의 방식대로 유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쟁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일단 민주노총 가입 투·개표에 사전투표, 상품권 살포 등 불법 행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노동계에서는 통합공무원노조가 정부의 압박에 쉽게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상당수 조합원이 현 정부가 출범 이후 줄곧 공무원 사회 개혁을 강조해온 데 대한 불만이 많은 것이 민주노총 가입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 정치투쟁 우려

민주노총은 강령에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규정하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으로 나뉜 진보정당 통합에도 주도적이다. 전공노는 지난해 6월 말 종로, 청계천 등 서울 도심에서 조합원 2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가두행진을 벌였다. 전공노는 당시 “미국산 쇠고기 검역이 시작됐지만 추가협상 결과는 독소조항을 놔둔 채 문구만 바꾼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민공노도 지난해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사태와 관련해 “이명박 정권이 촛불을 부정한 채 공권력을 통한 폭력에 의존한다면, 국민에 의한 정권 심판만 남아 있을 뿐”이라며 “민공노는 공공부문 사유화, 공교육 파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한반도대운하 강행 등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정당 성명과 다를 것이 없는 내용이다.

한편 민공노 부산지역본부 연제구지부장 박모 씨(54)는 23일 노조 홈페이지에 “여러분이 선택한 민주노총과 함께 가야만 하는데 저는 민주노총에 체질적으로 거부감이 있다”며 지부장직을 사퇴했다.

○ 논란 부르는 해직자 조합원

통합공무원노조에 있는 122명의 해직 공무원 문제는 앞으로 정부와 통합공무원노조 간 대립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가 최근 전공노 핵심 간부인 해직자 6명을 다음 달 19일까지 조합에서 배제하지 않으면 전공노를 법외노조로 분류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시정명령을 내렸기 때문. 시정명령을 받은 장성유 전공노 충북지역본부장의 경우 2004년 11월 전공노 설립과 관련한 집단 상경투쟁으로 해직되는 등 6명 모두 불법파업으로 해직됐다. 현행 공무원노조법상 해직자 등 공무원이 아닌 사람은 조합원이 될 수 없다. 정부는 나머지 110여 명에 대해서도 노조활동 여부를 철저히 가려낸다는 방침이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美 단체행동권 불허-임금은 교섭대상 안돼
佛 시국선언등 정치행위 엄금… 파업땐 감봉
日 개인차원의 정당가입-선거운동도 금지

■ 외국의 공무원 노조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미국 유럽 일본의 공무원노조 운영 실태를 짚어 본다.

○ 미국

110만여 명의 연방공무원이 90여 개의 노조를 결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 중 가장 큰 공무원노조는 미국연방공무원연합(AFGE) 국가재무공무원연맹(NTEU) 연방우정공무원노조(APWU) 등. 이 중 AFGE와 APWU는 직능별 산업별 노조 연합체인 전미 산업별노조총연맹(AFL-CIO)에 가입돼 있다. 미국 공무원노조는 각종 선거에서 지지후보를 선언하는 등 정치 활동을 하지만 시국선언과 같은 집단행동은 하지 않는다. 연방공무원은 대부분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갖지만 파업 등 단체행동권은 인정하지 않는다. 특히 연방공무원들에게 단체교섭 시 임금인상 문제는 교섭 대상으로 인정되지 않고, 연방의회가 법률로 정하는 것을 따라야 한다. 경찰, 소방, 군인 등 제복을 착용하는 공무원과 국무부 등 국제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

○ 프랑스

원칙적으로 단결권 단체교섭권 파업권이 모두 인정된다. 공무원 개인에게 표현의 자유도 인정된다. 그러나 업무와 관련해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 공무원 단체인 조합의 대표자에게도 표현의 자유는 보장된다. 이 경우에도 직업적 이익의 방어와 관련이 있어야 한다. 즉 정치적 노동조합주의는 공무원노조에 금지돼 있다. 막연한 시국선언 같은 것은 정치적 노동조합주의로 분류돼 허용되지 않는다. 정치적 파업은 할 수 없다. 파업에 가담한 공무원은 파업 일수에 비례해 감봉을 감수해야 한다.

○ 일본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인정하지만 단체행동권은 금지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엔 일반 공무원의 경우 단체행동권까지 인정됐지만 파업이 잇따르면서 사회혼란이 심해지자 1948년 모든 공무원의 단체행동이 전면 금지됐다. 공무원의 경우 노조는 물론 개인 차원에서도 정당 및 정치단체 가입, 정치자금 기부, 선거운동 등 정치활동이 허용되지 않는다. 공무원의 봉급은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다. 공무원노조는 2005년 정치권의 헌법개정 움직임이나 올해 공무원제도 개혁방안에 반대하는 등 정치적 의사 표시를 한 적은 있지만 서명운동이나 성명 발표 수준에 그쳤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동아일보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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