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 충격에 “한잔하고 싶다”
수석들 일찍 퇴근… 5명만 참석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이명박 대통령은 큰 충격을 받았으며 주변에 개인적 고뇌를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영결식이 치러진 5월 29일 저녁 참모들을 불러 간단한 술자리를 가졌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반경 측근을 통해 “술 한잔하고 싶다”며 수석비서관들을 소집했다. 흔치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평소 같으면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있었을 수석들이 이날은 공교롭게도 대부분 일찍 퇴근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수석들을 급히 소집했으나 오후 8시 반경 술자리에 참석한 사람은 수석급 9명 중 5명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소회와 서거에 충격을 받은 심경을 토로했다고 한다. 또 상처받은 국민 감정을 어떻게 추슬러야 할지 등에 대해 담담하게 말했고, 수석들은 주로 대통령의 말을 듣는 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전임자의 영결식을 치른 처지에서 착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런 때일수록 참모들의 적극적인 보좌가 필요한데 이날은 ‘심기 경호’가 안 됐다”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