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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공부의 기술단 하나의 핵심문장을 찾아라

입력 | 2009-09-01 02:52:00


첫 문단, 각 문단의 첫 문장
거기에 ‘급소’가 있다

《공부를 해도 성적이 좀체 오르지 않는 중위권 중고생. 성적 정체의 원인은 무엇일까? 일부 학생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나는 학교수업시간에 떠들거나 졸지 않는다. 학원도 빠지지 않는다. 과목별로 풀고 있는 문제집도 여러 권이다. 하지만 성적은 늘 중위권”이라며. 하지만 억울해할 것 없다. 이들은 정작 ‘공부의 핵심기술’을 놓친 채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칼을 휘두르려면 검술을 익혀야 하듯, 공부를 잘하려면 먼저 공부하는 방법부터 터득해야 한다. 단 몇 가지 공부의 기술만 간파해도 공부 효율성은 높아지고 시험점수도 오른다. 중위권의 공부에 날개를 달아줄 ‘공부의 기술’을 오늘부터 연재한다.》

제한된 시간에 긴 글 읽고 주제파악 위해 기법 필요
반전접속사 다음 문장이 핵심!

[시리즈 1탄] 단 하나의 핵심문장을 찾아라!

서울의 인문계고 1학년 박모 군(16)은 국어성적이 60점대를 벗어나지 못한다. 글은 비교적 빨리 읽는 편. 문제는 지문의 한 문단을 읽은 뒤 다음 문단으로 넘어가면서 방금 전 무엇을 읽었는지 잘 모른다는 점이다. 지문 속 한 글자, 한 단어가 낱낱이 머릿속을 떠다니다가 ‘멍’하니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 일쑤. 박 군은 “글의 주제, 문단별 핵심내용을 비롯한 필수 암기 사항은 참고서에 모두 정리돼 있기 때문에 시험기간에는 참고서만 집중적으로 외운다”고 했다.

박 군의 문제는 당장의 중간·기말고사 국어성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핵심 내용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곧 글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내신뿐 아니라 수능 언어영역의 단골 문제는 △필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중심내용은 무엇인가 △지은이가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의도를 골라라 등 글의 주제, 다시 말해 글의 핵심문장을 찾는 문제다.

어떤 지문이 출제될지 예측할 수 없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제한된 시간에 글을 읽고 어떤 내용이 핵심인지를 파악하는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긴 지문의 핵심을 최단시간에 정확히 파악하는 비법을 알아보자. 핵심문장이 문제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면 비법을 터득하리라.』

■기본기술
첫 문단, 첫 문장에 목숨 걸어라!

모든 글에서 가장 집중해 읽어야 하는 부분은 첫 문단, 첫 문장이다. 대부분의 비문학 글은 첫 문단에 중심생각이 등장한다. 따라서 다른 문단보다 공들여 꼼꼼히 읽어야한다. 첫 번째 문장에서 눈에 띄는 단어에 동그라미, 밑줄 등 자신만의 기호로 표시를 하며 읽는다. 2009학년도 수능 언어영역 기출문제(그래픽)를 살펴보자.

첫 문장에서는 ‘우리나라’ ‘공룡 발자국 화석’ 등의 단어가 눈에 띈다. 이를 통해 앞으로 글이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공룡의 발자국 화석’에 관해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첫 문단의 세 번째 문장에서는 공룡 발자국 연구를 통해 발자국의 ①형태 ②길이와 폭 ③보폭거리를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문장에서는 공룡의 ①종류 ②크기 ③보행 상태를 알아낸다고 했다. 이 단어들에 동그라미를 치고 주목하자.

㉯∼㉲ 문단을 차례로 살펴보자. ㉯의 첫 문장에는 ‘공룡 발자국의 형태로부터 공룡의 종류를 알아낸다’고 쓰여 있다. 첫 문단에서 동그라미 쳤던 것들 중 ①번 단어(형태, 종류)끼리 연결했더니 ㉯의 첫 문장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문단의 핵심단어이자 핵심문장이다.

㉰문단도 마찬가지. ‘다음으로 공룡 발자국의 길이로부터 공룡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다’는 첫 문장은 첫 문단에서 동그라미 친 ②번 단어(길이, 크기)를 연결한 것과 같다. ㉱문단도 이와 같다.

■응용기술
아하! 핵심문장이 고스란히 문제의 답!

이런 방식으로 글을 한 번 읽었다면, 이번엔 ‘필자가 이 글을 왜 썼을까’에 대해 스스로 질문을 던지자. 예를 들어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공룡 발자국 화석 연구는 무엇을 위해 한 걸까?’ ‘공룡 발자국 화석 연구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공룡 발자국 화석 연구를 통해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등이다. 앞서 발견한 핵심단어들을 연결하면, 이런 질문에 대해 ‘공룡 발자국 화석 연구를 통해 공룡의 종류, 크기, 보행상태 등을 알 수 있다’고 답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전체 글의 핵심문장이다.

이렇게 찾은 핵심문장은 문제와 직결된다. 위 글과 관련된 2009학년도 수능 언어영역(홀수형) 35번 문제는 ‘위 글의 표제와 부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이었다. 제목은 곧 핵심문장, 핵심단어와 같다. 다음 다섯 개 보기 중 답을 찾아보자.

①공룡 발자국 화석 연구와 그 의미-한반도의 공룡 발자국 화석을 중심으로 ②공룡 화석과 중생대 백악기의 기후 환경-공룡의 분포와 서식지 특성을 중심으로 ③한반도 공룡 발자국 화석의 세계-공룡과 환경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④한반도 서식 공룡의 다양성-용각류, 조각류, 수각류의 공존을 중심으로 ⑤공룡 화석 연구의 가치.

답은 이미 정리한 핵심 문장과 같다. 쉽다. ①번. 글의 첫 문단에 있었다.

언어와 외국어는 기본적으로 공부법이 같다. 내신 영어, 수능 외국어영역에서도 핵심 문장과 단어로 푸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다음 글이 시사하는 바로 가장 적절한 것은?’ △‘다음 글의 제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다음 글에서 밑줄 친 단어의 의미로 가장 적절한 것은?’ 등이 핵심문장과 직결되어 단골로 등장하는 문제들의 메뉴다.

■예외기술
문학은 ‘주인공’을, 영어는 ‘접속사’를 콱 잡아라!

비문학 작품을 꿰뚫는 기술을 익혔다고? 아직 방심은 이르다. 문학작품의 핵심문장을 찾는 방식은 비문학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문학작품의 인물, 사건, 배경을 고려하며 읽어보자. 비문학이 핵심문장을 직접적인 방식으로 제시한다면, 문학은 작가가 자신의 생각을 등장인물에 투영시킨다. 그렇다. 작가의 생각을 찾아내자. 주인공(주요인물)의 말에는 동그라미 표시를 해보자. 눈으로만 읽는 것보다 주인공을 통해 드러내는 작가의 생각이 한층 확실히 정리된다.

예를 들어보자. 고등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 1단원 ‘읽기의 즐거움과 보람’에는 박완서 씨의 ‘그 여자네 집’이 실렸다. 단원의 마무리에는 등장인물인 △‘곱단이와 만득이, 순애가 서로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었는지 말해보자’ △‘장만득 씨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가치를 깨닫게 되었는지 써보자’ 등 글의 핵심을 찾는 학습활동이 문제로 소개된다. 주인공을 통해 드러나는 감정과 가치에 주목해 읽으면 문제는 한결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국어에 비해 비교적 지문이 짧은 영어도 관건은 중심문장을 찾는 것이다. 이 경우도 역시 첫 문장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주의할 것은 접속사다. ‘but’ ‘however’ 등 앞 내용을 뒤엎는 접속사로 ‘반전’이 생기는지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일단 접속사가 보이면 그 다음 문장이 핵심문장이라고 생각하고 표시한 뒤 꼼꼼히 읽는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