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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리산 노고단이 되살아났다

입력 | 2009-08-05 06:27:00


원추리 등 야생화 40종 만발… 주말 탐방객 1만여명 찾아

지리산 노고단 정상은 요즘 울긋불긋 야생화 천지다. 밤하늘 별 같은 노란 원추리, 주황색 코스모스처럼 보이는 동자꽃, 보라색 꽃잎이 돋보이는 둥근이질풀, 연보라색 술패랭이, 호랑이 꼬리 모양의 범꼬리…. 모습만큼이나 예쁜 이름의 야생화가 구름 위에 꽃밭을 이루고 있다. 탐방객들은 이곳을 ‘하늘정원’이라 부른다.

하늘정원은 성삼재 주차장에서 1시간 정도 올라 노고단과 피아골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들어서면 펼쳐진다. 구상나무와 형형색색의 야생화 군락 사이로 완만한 경사의 나무 데크(750m)가 노고단 정상까지 이어져 있다.

○ 구름 위 하늘정원

노고단에 자생하는 야생화는 150~200종으로 그중 여름 야생화는 35~40종. 노고단 야생화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원추리. 원추리는 7월 초부터 꽃대가 올라와 8월 중순까지 피고지고를 거듭한다.

원추리 외에도 나무 데크 주변에 뿌리를 내린 짙은 보라색의 구름패랭이, 꽃이 한 달 동안 핀다는 일월비비추, 죽은 동자승이 꽃으로 피어났다는 주홍색 동자꽃, 꽃이 갈퀴처럼 생긴 가는등갈퀴가 탐방객을 맞는다. 하늘정원 야생화를 보려는 탐방객은 평일 7000여 명, 주말에 1만여 명이 찾는다.

노고단대피소 자연환경안내원 임승민 씨(28)는 “생태계가 복원되면서 노고단 정상이 전국 최대 원추리 군락지라는 명예를 되찾았다”며 “야생화가 무더기로 핀 노고단 정상을 산책하면서 더위도 식히고 휴식도 즐기려는 가족단위 탐방객이 많다”고 말했다.

○ 되살아난 생태계

노고단은 1980년대 말 무분별한 야영과 군사, 통신시설 설치로 생태계가 황폐화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국립공원관리공단이 1991년부터 2001년까지 정상부 탐방을 제한하고 자연휴식년제와 자연림 복원 사업에 나선 결과 생태계가 되살아났다.

노고단 정상은 2002년부터 4년 동안 하루에 4차례 개방되다 2006년 11월부터 시간제 개방으로 바뀌었다. 정상은 지정한 탐방로를 이용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를 수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남부사무소는 노고단 자연림 복원을 위해 2007년부터 잣나무, 일본 잎갈나무 등 외래수종을 없애고 철쭉과 신갈나무 등 자생 수종을 심고 있다. 박용규 지리산남부사무소장은 “노고단 일대 대단위 인공림을 아고산대(亞高山帶)의 자연림으로 복원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사업”이라며 “복원사업이 끝나면 이 일대를 자연환경 교육을 위한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