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 고미영 씨(왼쪽)와 김재수 대장이 지난 20008년 10월 마나슬루 정상(8163m)에 올라 거센 바람 속에 동아일보 사기를 꺼내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코오롱스포츠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8126m) 정상에 오른 뒤 하산 도중 추락 사고를 당한 고미영 씨(42)가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고 16일 스포츠칸이 보도했다.
'고씨의 사랑'은 현지에서 고씨의 시신 수습을 위해 애쓰고 있는 코오롱스포츠 챌린지팀의 김재수 대장(46). 동아일보 16일자에 실린 고 씨의 사진 속 남자가 바로 김 대장이다. 고 씨는 동아일보에 등정기를 연재하는 것을 기념해 10월 14일 히말라야 마나슬루 정상(8163m)에 오른 뒤 동아일보 사기를 들고 김 대장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스포츠칸은 고 씨의 측근의 말을 인용해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오른 후에 사랑의 결실을 맺으려 했다"며 "이제 미영이의 꿈은 눈 속에 묻히고, 사랑은 눈꽃으로 남게 됐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김 대장이 최근 전북 부안에 사시는 미영이 아버님께 인사를 드린 것으로 안다. 이는 미영이의 가족 외에 몇몇만 아는 사실"이라며 "김 대장이 사고 후 미영이 가족과의 전화통화에서 '앞으로도 가족처럼 대해 달라'고 말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고 씨의 일기장 곳곳에도 애틋한 사랑이 배어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고 씨는 일기장에 "영원한 것이 없는데, 결혼이나 사랑으로 미래를 약속하려는 시도란 얼마나 우스운가"라고 하다가도 "나는 이제 당신을 100일 동안 완전히 잊으려 합니다.…그러나 곰이 사람이 되는 데 걸린 100일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다면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용서하세요"라고 썼다.
그러나 히말라야에 있는 김 대장은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해 말을 아끼며 "말로 다할 수 없는 슬픔에 잠겨 있다"며 위대한 산사람을 잃은 비통함을 전할 뿐 고씨와의 사랑 이야기에는 "모든 것은 서울에 가서 말 하겠다"고만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고 씨의 유족들은 "유골이 오면 절반은 선산에 뿌리고 나머지는 오은선 씨와 김재수 대장에게 고산(高山)에 뿌려 달라고 부탁할 생각이다. 그게 미영이의 뜻일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