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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pping]더위야 물렀거라! 입속 냉전시대

입력 | 2009-07-03 03:00:00


■ 식품업계 ‘계절면’ 신제품 경쟁

《1970년대도 아닌데 냉전(冷戰)이 벌어지는 곳이 있다. 여름철 녹아내린 입맛을 살려주는 비빔면, 냉면 등 계절면 시장을 두고 해당 식품업체들이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 식품업계 추산으로 2007년 1400억 원 규모였던 계절면 시장은 매년 200억 원씩 성장해 올해는 18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이 커짐에 따라 각 식품업체들도 예전에는 날씨가 따뜻한 4월부터 10월 사이에만 생산하던 계절면을 최근에는 1년 내내 만들어 팔고 있다. 신제품 경쟁도 뜨거워 매년 새로운 계절면 제품이 나오고 아이디어도 다양해지고 있다. ‘계절냉면 쟁론기(季節冷면 爭論記)’의 현장을 살짝 들여다봤다.

○ “빨간 양념장은 잊어라”… 개성 만점 신제품 대결

1984년 한국야쿠르트가 처음 선보인 ‘비빔면’은 ‘왼손으로 비비고 오른손으로 비비고’라는 광고 노래와 함께 봉지 계절면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새로 나온 신제품들은 비빔국수 콘셉트의 이런 관행을 깬 제품이 많다.

야쿠르트가 지난해 비빔면과 함께 여름철 ‘투 톱’ 먹을거리로 내놓은 계절면은 ‘냉(冷)라면’이다. 뜨거운 라면 조리법과 비슷하지만 차갑게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면에는 칡 분말을 넣어 칡냉면 느낌을 살렸고 국물은 냉면 육수 맛을 기본으로 고추양념 소스를 첨가해 냉면과 라면의 맛을 골고루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기름에 튀기거나 건조시키지 않은 생면(生면)이 강점인 풀무원이 올해 내놓은 신제품은 ‘강화도 순무 동치미 물냉면’이다. 강화도 순무는 다른 지역에서 재배된 무보다 단백질, 칼슘 등의 함량이 더 높아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는 진상품이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 풀무원은 이 순무로 담근 동치미를 30일간 냉장 숙성시킨 동치미 육수와 메밀, 도토리 등으로 만든 생면이 특징이라고 강조한다. 이 회사에서는 육수만 구입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육수만 따로 팔기도 한다.

‘낮은 열량’을 내세운 제품도 있다. 농심이 만든 ‘100% 국산열무 가득한 농심 후루룩 열무국수’는 한 봉지를 다 먹어도 300∼340Cal임을 강조해 몸매 관리에 관심이 많은 여성 소비자를 겨냥했다.(비빔면 등 일반적으로 계절면의 열량은 한 봉지당 500Cal 이상으로 의외로 높은 경우가 많다) 면을 건조시키되 기름에 튀기지 않은 것이 비결. 열무 건더기는 새로 개발한 공법을 사용해 동결건조하더라도 최대한 아삭거리는 식감을 살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 맛도 영양도 놓치지 마세요… 함께 먹으면 좋은 고명들

계절면은 사라진 입맛을 되살리는 데는 좋지만 집에서 만들었든 가게에서 파는 제품을 사 먹었든 영양 균형이 잡히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계절면 위에 얹어 먹는 고명 한두 가지만 잘 선택해도 이런 영향 불균형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메뉴별로 곁들여 먹으면 좋은 고명을 알아봤다.

비빔면의 경우 단백질이나 비타민, 철분이 들어있는 재료가 별로 들어가지 않는다. 비빔국수에 오이를 주로 얹어 먹는 이유는 아삭한 식감을 즐기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오이에 비타민 B1, B2 등이 많이 들어있어 국수만으로 부족한 비타민을 보충해 주기 때문이다. 오징어나 토마토를 얹어도 좋다. 오징어는 혈관질환을 예방해 주는 성분이 들어있고 토마토는 철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점 외에도 갈증을 덜 나게 하는 효과까지 있다.

냉면을 먹을 땐 육수에 다시마나 미역을 함께 넣어 먹는 것이 좋다. 장영애 농심 영양조리팀장은 “미역과 다시마는 여름철 부족해지기 쉬운 칼륨, 칼슘 등을 보충해 주면서도 시원한 느낌으로 먹을 수 있는 대표적 식품”이라고 설명했다.

그 외 모든 계절면엔 쇠고기를 다져 고명으로 얹거나 주먹밥 등으로 만들어 함께 먹으면 좋다. 쇠고기에 든 단백질, 철분과 참기름에 들어있는 필수지방성분 등이 영양 균형을 맞춰준다고 각 식품업체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