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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문 이렇게 뚫었죠]STX팬오션 신입 김연희-이정훈 씨

입력 | 2009-06-25 02:55:00


2전3기 끝없는 도전정신으로… 금융사 그만둔 모험정신으로… 41대1 파도 헤치고 뱃길 열다

STX팬오션 직원들은 스스로를 종종 ‘뱃사람’에 빗댄다. 바다를 무대로 풍랑을 헤치는 뱃사람처럼 해운업은 어떤 직종보다 다이내믹해서 도전의식과 진취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특히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해운업의 특성상 글로벌 감각도 필수. STX팬오션의 해외 근무처는 33개에 이른다.

이 때문에 STX팬오션은 그룹 내에서도 신입사원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핵심 계열사로 손꼽힌다. 실제로 올해 1월 진행된 상반기 공채에서 STX팬오션은 30명 모집에 1230명이 지원해 41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STX그룹의 전체 입사 경쟁률(34 대 1)을 넘는 수치다. 2전 3기의 김연희 씨(25·여)와 안정된 금융권을 뿌리치고 해운업에 도전한 이정훈 씨(29)를 만나 치열했던 이들의 ‘입사 성공기’를 들어봤다.

○ 붙을 때까지 계속한다… 삼수생의 열정

어렸을 적 바닷가에서 살았던 김 씨는 해운업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졸업 전 시험 삼아 STX팬오션에 원서를 냈으나 서류전형에서 떨어졌다. 이에 외국어 실력을 충실히 쌓아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 재도전했지만 이번에는 면접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면접 과정에서 어렴풋이 느꼈던 회사의 진취적인 분위기가 머릿속에서 쉽게 잊혀지질 않았다. 김 씨는 철저한 준비로 다시 한번 용기를 냈고, 결국 합격했다.

그는 ‘인성 면접’에서 해운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최대한 보여준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앞선 두 번의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한 자신의 의지를 면접관들에게 호소력 있게 전달했다. 이와 함께 해운업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필수. 포털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해운 전문 블로그를 찾아내 최근 업황과 구체적인 통계 등을 공부했다.

또 해운업의 특성상 외국어 실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토익 975점, JPT 895점, 한자능력검정시험 2급을 따는 등 어학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2년간 대학 창업동아리에서 회장 직을 수행하면서 비데를 세면에 활용한 ‘얼굴 비데’를 만들어 수상한 경험도 리더십과 창의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 오랜 꿈 위해 처음부터… 늦깎이의 집념

이정훈 씨는 STX팬오션 입사 직전까지 2년간 국내 굴지의 금융사에서 자산운용 업무를 담당했다. 이 씨는 오래전부터 가졌던 해외 근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던 차에 선박 금융 분야를 우연히 접하고서 진로를 바꾸기로 결심했다. 회사도 이 씨의 금융권 경력을 높이 샀다. 현재 이 씨는 기획실에서 선박 매매를 맡아 과거 금융권 경력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그는 1차 면접에 포함된 ‘프레젠테이션’에 대비해 회사 홈페이지는 물론 신문을 스크랩하고, 해운 관련 서적을 읽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 프레젠테이션은 사회 이슈와 해운 업황 등 3가지 주제 가운데 하나를 택하도록 돼 있다. 15분간 구상할 시간을 준 뒤 5분 동안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순발력과 집중력이 요구된다. 이 씨는 “인·적성 검사 합격 직후 면접 대비 스터디를 구성해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한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이 씨는 관점에 따라선 충동적으로 비칠 수도 있는 중국 배낭여행 경험을 훌륭한 ‘소통’의 능력으로 승화시켜 면접관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대학 4학년 당시 한 달 일정으로 떠난 배낭여행에서 우연히 만난 현지인과 어울려 남은 일정을 포기하고 색다른 여행을 즐겼다. 틀에 짜인 여행이 아닌 현지인의 집을 방문해 그들과 함께 어울렸던 모습에서 회사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을 발견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합격 요인

“김연희 씨는 두 번의 실패에도 계속 도전해 마침내 입사에 성공함으로써 회사가 가장 선호하는 도전 정신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해운업은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이해력이 중요한데 김 씨는 사물을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정훈 씨는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고 직장경력이 있는 만큼 좀 더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 씨는 중국에서 혈혈단신으로 현지인들과 깊이 있는 교류를 했다는 점에서 해운업에서 필요로 하는 소통능력과 리더십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어학실력과 함께 국내 유수의 금융회사에서 금융 업무를 경험해 봤다는 점도 인정됐다. 특히 금융 경력을 바탕으로 해운회사에서 선박 금융 업무를 하고 싶다는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갖춘 점이 인상적이었다.”

■ STX팬오션은 어떤 회사

해외사무소 33곳 글로벌 해운업체… 10월 150명 채용 예정

STX팬오션은 1966년 설립돼 2004년 STX그룹에 편입된 메이저 해운회사다. 세계 70여 개국의 주요 항구를 거점으로 매년 4000회 이상 배를 띄우고 있다. 현재 8개 해외 법인을 포함해 33곳의 해외 사무소를 두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주력 사업은 벌크선 운송으로 탱크선과 컨테이너선, 자동차선, 특수선도 운영한다. 지난해 매출액 8조2673억 원, 영업이익 7450억 원, 순이익 5778억 원을 달성해 창사 42년 만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국제회계 기준(IFRS)을 적용할 경우 매출액이 10조2131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신입사원 선발은 그룹 공채로 진행하고 있으며, 서류전형→적성검사(SCCT)→1차 면접 및 영어회화 테스트→2차 면접→신체검사 순으로 이뤄진다. 올해 상반기 그룹공채에서 500명을 뽑았으며, 10월경 1000명(STX팬오션은 150명 내외)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