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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골프]왕년의 타자 정학수 “美서 골프사업 푹 빠졌죠”

입력 | 2009-04-11 02:56:00

프로야구 초창기 롯데 선수로 활약했던 정학수 씨는 1990년대 중반 미국에 정착한 뒤 골프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데뷔한 최운정과 이지혜가 그의 제자다. 정 씨가 그린에서 포즈를 취했다. 아래 작은 사진은 선수 시절 정 씨. 사진 제공 스카이72골프장


프로야구 올드 팬이라면 ‘정학수’라는 이름 석자를 기억할 것이다. 174cm로 야구 선수치곤 작은 그는 원년 시즌인 1982년 롯데에서 톱타자로 활약했다. 방망이를 어깨에 지고 잔뜩 몸을 웅크린 ‘개구리 타법’이 그의 트레이드마크. “스트라이크 존을 낮추면 안타가 아니더라도 볼넷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는데 그만큼 승부욕이 대단했다.

은퇴 후 미국 이민을 떠났던 정학수 씨(53)가 골프장에서 제2의 인생을 힘차게 걷고 있다. 최근 사업 협의를 위해 귀국한 그를 만났다. 정 씨의 직함은 많았다. 골프장 사장, 골프 아카데미 대표, 시니어 투어 프로….

“선수 때 경험이 큰 도움이 됐어요. 작은 체격, 약한 팀 전력 등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고생했던 일을 떠올리면 못할 일이 없었죠.”

김용희 전 롯데 감독, 서정환 전 KIA 감독 등과 동기인 정 씨는 1990년 은퇴 후 롯데 스카우트로 염종석 등을 뽑기도 했으며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수비 코치를 거쳐 1995년 미국 메이저리그 플로리다로 연수를 떠났다. “당시 플로리다 구단에서 영주권을 만들어 줬어요. 신분 문제가 해결되면서 아예 이민을 하게 된 거죠.” 미국에서 의류사업으로 안정된 삶을 꾸렸지만 운동을 향한 열정을 버릴 수는 없었다.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현지 친구의 권유로 시니어 골프투어 프로에 도전했다. 악바리 근성을 발휘해 투어 프로가 돼 지역 대회에서 준우승까지 했다. 베스트 스코어는 6언더파.

투어 생활을 하면서 1998년 미국프로골프 레슨 프로 클래스 A과정을 시작한 뒤 2000년에는 티칭 프로 양성 기관인 미국골프지도자협회(USGTF)에서 자격증을 따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에 접어들었다. 2002년 자신의 이름을 딴 골프 아카데미를 플로리다 주 잭슨빌에 열어 주니어 양성에 힘을 쏟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꿈꾸는 한국 선수들도 지도하고 있다. 올 시즌 LPGA투어에는 자신의 제자 이지혜와 최운정을 데뷔시키며 탁월한 지도력을 보였다. 선수들의 눈높이에 맞춰 동고동락하며 가르친 결과다.

정 씨는 “미국에 온 한국 선수들이 매우 잘하니까 자랑스럽다. 우리 선수끼리의 치열한 경쟁이 실력 향상으로 연결된다”고 평가했다. 올 2월에는 미국 앨라배마 주의 18홀 규모의 도탄내셔널골프클럽의 사장으로 취임해 경영자로서도 수완을 발휘하게 됐다. 그는 “국내 야구 시즌 개막을 지켜보니 가슴이 뛴다. 열성적인 롯데 팬들의 함성도 귓가에 생생하다. 야구에서 못다 한 꿈을 골프를 통해 꼭 이루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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