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김지수교수팀
귓속의 이석이 떨어져 생기는 어지럼증은 뼈엉성증(골다공증)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지수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교수팀은 2006∼2007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석증으로 진단받은 환자 209명과 어지럼증이 없는 비교군 202명을 대상으로 골밀도 검사를 한 결과 이석증으로 진단받은 환자군에서 뼈엉성증 비율이 3배 더 많고, 뼈엉성증 전 단계인 골감소증은 이석증이 있는 환자군에서 2배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어지럼증이 있으면 흔히 빈혈이나 뇌종양 등을 의심하지만, 실제로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이석증이다. 이석은 우리 몸의 평형감각을 담당하는 귀의 전정기관에 있는 작은 돌이다. 이석이 머리 회전을 감지하는 세반고리관 내로 들어가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이석증은 50대 이후 중년 여성에게 잘 나타나 호르몬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뼈엉성증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여성의 경우 어지럼증이 없는 비교군에서는 9.4%만이 뼈엉성증이 있었던 반면 이석증 환자군에서는 25.3%가 뼈엉성증이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며 “비교군에서는 33.3%만이 골감소증으로 진단된 반면 이석증 환자군에서는 47.2%가 골감소증이 있었다”고 말했다.
남성은 비교군에서 뼈엉성증이 약 6%인 반면 이석증 환자군에서는 약 12%로 조사됐고, 골감소증 역시 비교군은 약 27%인 반면 이석증 환자군은 약 40%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석증은 낙상을 유발하는 중요한 질환이며, 뼈엉성증 환자는 낙상으로 인해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며 “이석증이 잘 재발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골밀도 검사로 뼈엉성증 여부를 진단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최근 미국 신경과학회지인 ‘신경학(Neurology)’ 저널에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선정됐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