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노심초사하며 아들의 선전을 기원한 부모님의 아픔도 훌훌 털어낸, ‘눈물의 홈런포’였다.
차마 직접 TV로 게임을 지켜볼 수 없어 이른 새벽부터 해운대구 ‘해월정사’를 찾아 불공을 드리던 어머니 박유정(51) 씨는 추신수가 홈런을 쳤다는 소식을 듣고는 “정말이냐”며 감격스러워하다 “너무 감사하다”며 끝내 울먹였다.
일본서 열린 1라운드 개막을 앞두고 클리블랜드가 ‘당장 미국으로 돌아오라’고 하는 등 한창 시끄러웠을 때, “신수가 힘은 못 되고 괜히 폐만 끼치는 것 같아 대표팀에도, 국민들께도 죄송하다”고 말했던 어머니 박 씨는 “2라운드 시작 전 애리조나 훈련 때 신수 집에 놀러온 (정)근우, (이)대호하고 직접 통화했다”면서 “그 때도 ‘너그들이 해 줘. 그래서 신수 좀 도와줘’라고 부탁했는데, 친구들이 잘 해주고 있어 너무 고마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