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북한소식지, 北현지정보 인용 잇단 보도
“인민군 대장 칭호… 김정일 생일때 군부초청 파티”
최근 만경대 가문-백두산 혈통 강조 ‘세습 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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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수 진영의 북한 소식지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정운 씨(26)가 후계자로 지명됐다는 북한 내부 소식을 잇달아 전했다. 정운 씨가 아버지의 67회 생일(2월 16일)에 군 간부들을 불러 파티를 열었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북한도 각종 집회와 언론을 통해 ‘후계자 승계’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어 이달 8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관련 사실이 드러날 것인지가 관심이다.
▽김정운 후계자 지명설 확산=북한민주화네트워크는 1일 북한소식지 ‘In & Out’ 11호에서 “호위국(김정일 일가의 경호를 담당)이 내부적으로 후계자 추대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는 북한 내부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이 소식통은 “후계자로는 (고영희의) 둘째 아들인 정운이 낙점됐고, 그에게 ‘조선인민군 대장’ 칭호가 수여됐다고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황해남도 신천군 관련 간부로부터 전해 들었으며 북한 간부들 중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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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대북 단파 라디오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은 지난달 23일 북한소식지인 ‘열린북한통신’ 3호에서 “북한 노동당의 도, 시, 군당위원회 부장 이상급 간부들은 김정일의 후계자로 셋째 아들이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볼 때 북한 내부에 관련 소문이 퍼진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물론 북한 정보는 돌고 돌기 때문에 외부의 보도가 북한 주민들에게 ‘역(逆)침투’한 것일 수 있다. 한국의 연합뉴스가 1월 15일, 그리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월 17일 3남 정운 씨의 후계자 지명설 보도를 했다. 또 북한 당국이 의도적으로 흘린 정보일 수도 있다.
정부 당국자들도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여러 가지 소문은 듣고 있지만 사실로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자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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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언론들은 김 부자 가계를 뜻하는 ‘만경대와 백두산 혈통’을 꾸준히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26일 ‘만경대 가문’이 3대째(김형직-김일성-김정일)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강성대국 달성을 위해 선군정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움직임도 수상하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총 15회 공개 활동을 했다. 1995년 이래 최고치다. 1971년 자신의 후계 문제가 공론화될 때 처음 열었던 전국선동원대회를 지난달 25일 역대 네 번째로, 그리고 2000년 이후 9년 만에 개최했다.
북한 당국은 ‘채찍과 당근’을 동원해 엘리트와 주민을 통제하고 있다. ‘In & Out’은 “군이 1월 전국의 군인들에게 금주령을 선포하고 개인별로 서약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3군단 부사령관과 몇 명의 간부들이 서약서를 쓰고 술을 먹다가 발각돼 좌천됐다는 것이다.
또 경찰에 해당하는 인민보안성이 보안원들에 대한 일제 검열을 시작했다는 소식도 보도했다. 당국은 살인적인 물가와 가난을 비관한 자살이 급증하는 등 민심이 흉흉해지자 연초부터 폐쇄하기로 했던 종합시장을 그대로 허용하고 있다고 이 소식지는 전했다.
신석호 기자·북한학 박사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