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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수환 추기경 동아방송 ‘DBS초대석’ 출연

입력 | 2009-02-18 18:09:00




DBS 초대석 : 김수환 추기경편 목록 보기
(1980.04.01~1980.04.23 방송)

"지금 4월인데 아직 5월은 아닙니다. 정치 기류에 있어서도 봄이 오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꽃샘추위도 있을 수 있듯이 그런 추위가 또 올 수도 있다 이런 느낌이 듭니다. 저는 크게는 낙관합니다. 그러나 아무 문제도 없을 거다 이런 생각은 안 합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도 예상됩니다. … 반드시 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진다면, 확실히 민주주의로 나가야 한다는 힘이 모아진다면 됩니다."(김수환 추기경, 1980년 4월1일 동아방송 'DBS 초대석'에서)

추기경의 소망은 간절했다. 1970년대 한국 민주화 운동의 정신적 지주였던 김수환 추기경은 1980년 '서울의 봄' 시절,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1979년 10·26사태로 군부독재가 종식을 고한 뒤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사회 혼란에 대한 불안감이 교차하던 때 김 추기경이 정치와 사회, 종교, 인간에 대해 이야기한 육성 대담이 18일 공개됐다.

김 추기경은 신군부에 의해 뺏기기 전 동아방송의 'DBS초대석'에 1980년 4월1일부터 23일까지 출연해 낙태 반대부터 근로자 권익 보호, 남북의 평화적인 교류까지 지금까지도 큰 가르침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펼쳤다.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등장, 최규하 대통령 취임, 김종필 김영삼 김대중 등 3김 씨의 부상 등으로 격동했던 시기에 김 추기경은 "확신만 갖고 있다면 민주주의가 올 것"이라며 "언론의 자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인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법질서의 확립과 인간에 대한 사랑, 고전(古典) 읽기를 통한 전반적인 국격(國格) 향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시 발생한 사북탄광 사태 등에 가슴 아파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인간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거나 반핵과 군비축소, 평화적 남북교류를 강조하는 등 지금 관점으로 봐도 진취적인 주장을 폈다.

이 밖에도 젊은 시절 천주교에 귀의하게 된 배경과 신학교 진학 전 9개월 가량 추기경에게 연정을 표현했던 여성에 대한 내용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DBS초대석'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등 명사들이 출연했던 화제의 프로그램으로, 대담자는 당시 동아일보 논설주간이었던 권오기 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이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영상취재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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