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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 사정기관장 교체3+유임1? 교체2+유임2?

입력 | 2009-01-17 02:57:00


■ 인사 초읽기… 개각도 빨라지나

《16일 청와대는 숨을 죽인 듯 고요했다. 한상률 국세청장이 전날 밤 청와대에 정식으로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주말 혹은 내주 초 4대 사정기관장 인사가 단행될 것이며 설 연휴 전 개각이 단행될 수도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으나 청와대는 가타부타 언급이 없었다. 이는 역설적으로 4대 사정기관장 교체, 개각 등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뒤엉킨 이른바 ‘인적쇄신’ 문제를 놓고 장고(長考)해 온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이 임박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여권 관계자들은 전했다.》

임채진 검찰총장 일찌감치 유임으로 가닥

김성호 국정원장 경질론-대안부재론 팽팽

與핵심 “강만수 장관 등 경제팀 개편할 것”

한승주 前외무, 주미대사 기용 가능성 높아

▽4대 사정기관장, 지역 안배가 관건?=한 청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어청수 경찰청장도 금명간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져 4대 사정기관장 중 최소한 2명이 바뀌게 됐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일찌감치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혀 있는 상태.

따라서 관심은 김성호 국가정보원장의 교체 여부다. 이를 놓고는 청와대 주변에서도 교체설과 유임설이 뒤엉켜 있다.

이 대통령의 생각이 계속 바뀌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교체설을 제기하는 측은 주로 당과 정부 등에 포진해 있는 이 대통령 직계 인사들이다. 김 원장이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 등에서 제 역할을 못했으므로 충성심이 강한 ‘MB 사람’을 원장으로 앉혀야 한다는 논리다.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후임으로 거론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일부에선 김경한 법무 장관을 원장 후보로 얘기하는데 청와대 기류를 잘 모르는 소리다. 이 대통령은 국정원장을 교체할 경우 법조인 출신은 피하려 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과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최 위원장은 사석에서 자신의 국정원장설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안 부재론’도 만만치 않다.

여권의 또 다른 인사는 “바꾸고 싶다고 해서 바꿔지는 게 아니다. 인사청문회도 해야 하고, 할 사람이 있느냐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게 인사다.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유임설에 무게를 뒀다.

지역 문제도 중요한 변수다.

유임으로 가닥이 잡힌 임 총장은 경남 남해 출신이다.

차기 경찰청장이 유력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은 경북 경주 출신이다.

국정원장으로 거론되는 원세훈 장관은 경북 영주 출신이다.

그런 맥락에서 후임 국세청장으로 전북 출신인 허용석 관세청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기관장 중 한 곳은 호남에 배려해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개각 폭 관심=개각 시기는 설 연휴 이후로 늦춰지는 듯하다가 다시 설 연휴 전으로 앞당겨지는 듯한 기류다.

이 대통령이 이미 일부 장관을 따로 불러 교체 의사를 전했다는 얘기가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경제부처에선 여야 모두로부터 교체 대상으로 꼽혀온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물러날 것이라고 여권의 한 핵심 인사가 전했다.

그는 “강 장관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임에는 변함이 없고, 강 장관도 실제 일을 열심히 했지만 외부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서 “집권 2년차를 맞아 국정의 틀을 새로 정립한다는 차원에서 경제팀 수장인 강 장관을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청와대 기류를 설명했다.

강 장관을 포함해 전광우 금융감독위원장도 패키지로 물러날 공산이 크다.

여권에선 ‘윤증현 재정부 장관-김석동 금융위원장’ 카드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유임설과 교체설이 엇갈린다. 교체될 경우 외부 전문가의 ‘깜짝 기용’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팀과 함께 외교안보팀의 교체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해 업무 보고 때 김하중 통일부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는 얘기가 관가에 퍼지면서 김 장관 교체설이 대두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김 장관은 이전 정권 사람으로 이 대통령과 대북관에 차이가 있다며 교체 필요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마땅한 후임자가 없다는 얘기도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일찌감치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중폭 이상의 개각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이상희 국방장관, 김경한 법무장관 등의 교체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경한 장관의 경우 정동기 대통령민정수석이 내각으로 가는 문제와 연동된다.

한편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이 주미대사로 갈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 중요한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외교 경험이 풍부하고 경륜이 있는 한 전 장관이 주미대사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 백완종 동아닷컴 기자
▲ 임광희 동아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