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의 연말 체감경기가 외환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제조업체들은 내년 경기전망도 외환위기 때보다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392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30일 내놓은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12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6으로 11월(54)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1998년 2분기(4∼6월·46) 이후 최저치.
업황 BSI가 100을 밑돌면 경영여건을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체감 경기가 급랭했다.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12월 업황 BSI는 각각 전달보다 13포인트, 16포인트씩 하락한 42와 40이었다. 이는 1998년 1분기(1∼3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중소기업과 내수기업 지수도 각각 47, 50으로 떨어졌다.
제조업의 내년 1월 업황전망 BSI는 44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1년 3분기(7∼9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